인권위원장 '412일 굴뚝농성' 파인텍 방문…"늦어서 죄송"
인권위원장 '412일 굴뚝농성' 파인텍 방문…"늦어서 죄송"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8.12.2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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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파인텍 노동조합 고공농성장을 방문해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소속 조합원 박준호씨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파인텍 노동조합 고공농성장을 방문해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소속 조합원 박준호씨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28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에서 412일째 굴뚝 농성 중인 파인텍 노동자들을 방문했다.

최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굴뚝 농성 당사자인 박준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사무장과 전화 통화를 가졌다.

통화에서 박 사무장은 최 위원장의 방문을 환영하면서 "시간이 오래 지나다 보니 몸이 좋을 수는 없다"며 "최대한 잘 견뎌서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좋은 일이 이뤄지도록 인권위가 노력하겠다"며 "내려오실 때 건강한 모습으로 뵙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 위원장은 박 사무장과 통화하기에 앞서 지상 농성 텐트에서 시민사회 중진들과 만나 농성 중인 노동자들과 시민사회의 의견을 듣고, 국회와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김중배 전 MBC 사장은 "파인텍 사태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는 기본적이고 기본적인 인권의 문제"라며 "인권위가 이 사태에 접근해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곽노현 전 교육감도 "저 위에 계신 분들은 사용자 측의 노조 불인정, 노사 합의 불이행 등 불법 의지에 맞서 노동 인권을 온몸으로 수호하시는 분들"이라며 "인권위는 인권 수호자들의 수호기관인 만큼 저 굴뚝 농성자들을 노동 인권 수호자로 지정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연내에 이 문제가 타결돼 저분들이 이 땅에 발을 디뎌 동료들과 얼싸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국회, 관련 부처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고 답했다.

한편, 파인텍 모기업인 스타플렉스는 2010년 스타케미칼(구 한국합섬)을 인수한 뒤 2013년 1월 돌연 직원들을 대량 해고했다.

이에 합국합성 출신인 차광호 지회장은 이 같은 결정에 발발하며 2014년 5월 27일 45m 높이의 스타케미칼 공장 굴뚝에 올라 다음해 7월 8일까지 408일 동안 고공 농성을 벌였다.

이후 노사가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로 극적 합의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지난해 11월 서울 양천구 목동의 열병합발전소의 75m 굴뚝에 올라 농성을 벌였다.

지난 27일에는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와 스타플렉스 측이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첫 교섭을 시작했지만, 견해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노사는 29일 협상을 재개할 방침이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