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방위비 분담금 압박 강화…협상 진통 불가피
美 방위비 분담금 압박 강화…협상 진통 불가피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12.2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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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방위비 분담 전면 재검토…협정 유효기간 단축 제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미국은 한국에 돌연 차기 방위비 분담금 협정의 유효기간을 기존 5년에서 1년으로 줄이는 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한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해외파병 미군의 주둔비용을 주둔국과 어떻게 분담할지에 대한 원칙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내년에 새 방위비 분담 기준을 마련해 한국과 일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과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미국은 지난 11~13일 서울에서 진행된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10번째 회의에서 차기 방위비 분담금 협정의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굉장히 이례적인 제안으로 평가된다. 1991년 1차 한미 SMA 협정이래 현재까지 단 한번도 1년짜리 협정은 없었다. 우리 정부는 이를 즉각 거부했다.

미국의 이 같은 제안에는 주둔국의 부담을 최대한 늘려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협상 전략을 새로 마련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이 부족하다는 불만을 쏟아 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우리가 불이익을 당하면서 부자 나라들에 보조금을 지급하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고, 26일에는 "우리는 세계의 호구(suckers)가 아니다"라는 노골적인 표현까지 사용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현행의 2배 수준인 16억달러(약 1조8000억원)으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외교계 안팎에서는 미국의 입장에 따라 한미 간 10차 SMA 체결을 위한 협상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입을 모은다.

10차 SMA 회의를 통해 실무차원에서는 협상이 상당 부분 진척됐지만, 미국 수뇌부의 분담금 증액 요구와 유효기간을 조정 제안으로 협상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미는 다음 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어 협정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 9차 협정의 유효기간은 오는 31일 까지다.

협정 공백 상태가 길어지면 국내 미군부대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 임금 지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협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전날 "향후 추가 협의 및 입장 조율 방안에 대해 외교 경로를 통해 미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