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없는 '초고가 주택'…부유층의 식지 않는 사랑
한파 없는 '초고가 주택'…부유층의 식지 않는 사랑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8.12.2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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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급 시설·사생활 보호로 '수십억원대에도 인기'
롯데 시그니엘 레지던스 등 호텔급 서비스로 차별화
시그니엘 레지던스가 들어선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경.(사진=롯데건설)
시그니엘 레지던스가 들어선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경.(사진=롯데건설)

 

정부가 규제 위주 부동산 정책을 이어오면서 주택시장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유명 연예인이나 부유층이 선호하는 수십억원대 초고가 주택의 거래는 여전히 활발한 모습이다. 최고급 마감재와 내부 편의시설, 사생활 보호는 비싼 집이 제공하는 차별화된 혜택이다. 국내 최고층 빌딩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들어선 '롯데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집과 호텔을 경계를 허문 예이기도 하다.

28일 부동산정보 서비스 직방이 분석한 금융결제원 전국 아파트 청약 결과에 따르면, 12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의 올해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12.12일 기준)은 22.7대 1이다.

이는 지난해 평균 경쟁률 7.5대 1의 약 3배 수준으로 높아진 수치다. 9억~12억원 이하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도 지난해 19.7대 1에서 올해 30.4대 1로 크게 상승했다.

정부가 청약은 물론 대출, 세제 등 다방면에 걸친 규제를 쏟아냈지만, 고가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수요층의 경쟁은 오히려 치열해진 모습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수요자들이 분양가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는 일반적인 인식이 최근 분양시장에서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고 있다"며 "높은 분양가라도 입지와 상품성이 충분하다면 오히려 가격 수용도는 더 유연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고가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반적인 가격대를 뛰어넘는 초고가 주택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가격대를 형성하는 초고가 주택은 최고급 마감재와 고급스러운 커뮤니티시설, 전용 파티룸 등을 갖추고, 희소성을 중요시하는 부유층들의 요구를 충족시킨다.

이 같은 특성으로 사생활 보호와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명 연예인들은 초고가 주택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배우 조인성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40억원대에 매입해 가족에게 선물한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월드타워 42~71층에 총 223세대로 구성된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전용면적 133~829㎡ 규모 대형 평형이 주를 이룬다. 42층은 전체가 입주민이 누릴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이뤄져 있고, 스크린골프와 피트니스센터, 요가스튜디오 등 운동시설을 비롯해 문화 및 사교를 위한 라이브러리카페와 파티룸도 있다.

입주민은 85층 호텔 피트니스클럽 및 사우나와 107층 멤버십 레스토랑 회원권을 제공받는다. 입주민이 누릴 수 있는 커뮤니티는 규모, 혜택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다.

한류스타 방탄소년단의 멤버 진은 최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한남 더 힐'을 19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더힐은 전용면적에 따라 다양한 가격대를 보이는데, 240㎡ 이상은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상위 10개 중 9개를 휩쓸 정도로 고가에 거래됐다.

나인원 한남 조감도.(자료=디에스 한남)
나인원 한남 조감도.(자료=디에스 한남)

한편, 최근에는 초고가 임대주택이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 7월 분양한 서울 한남동의 '나인원 한남'은 전용 206~273㎡에 달하는 대형 임대주택이다. 임대 보증금이 33억~48억원에 달하지만 평균 5.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초고가 주택답게 프라이빗 파티룸과 고급 실내수영장, 실내골프장 등의 커뮤니티시설은 물론 외부인 출입제한 시스템을 적용한다.

전문가들은 고가주택이 앞으로 재력가들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다. 구입할 수 있는 수요가 제한적인만큼 공급도 많지 않아 희소성이 높은 것이 부유층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라는 설명이다.

특히, 한남더힐이나 갤러리아 포레 등 기존 초고가 주택들이 2년 뒤면 입주 10년 차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고가 주택을 찾는 수요가 생겨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산가들은 희소성을 중시하고 개인의 안전과 사생활 보장을 우선시하며, 특히 자신이 사는 집을 자신의 가치와 동일시 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입지와 층수, 전망이 좋은 고가 주택이 나오면 가격에 상관없이 매수를 결정하며, 대출 없이 현금으로만 구매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