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농성 411일 만에…파인텍 노사, 오늘 첫 대면
굴뚝농성 411일 만에…파인텍 노사, 오늘 첫 대면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8.12.2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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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규 "공감하는 자리 되길…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대화"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409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 굴뚝이 25일 오후 나무에 얽혀 을씨년 스럽게 보이고 있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409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 굴뚝이 25일 오후 나무에 얽혀 을씨년 스럽게 보이고 있다.

411일의 굴뚝 농성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마주앉지 않던 파인텍 노사가 27일 마침내 얼굴을 맞댓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과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지회장 등 노조 특 대표들과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 등 회사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첫만남을 시작했다.

김호규 위원장은 교섭에 들어가기 전 "첫 교섭이라기 보다는 사실상 간담회"라며 "사람이 하늘 위에 있는 상황에 대해 인권적 측면에서 고민을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 측이 부담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공감하는 자리가 되길 바라며, 모든 것을 열어놓고 대화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차광호 지회장은 "우리가 요구하는 합의사항과 관련해 사측이 책일질 수 있는 것은 정확하게 책임질 때 만이 사태가 달라질 수 있다"며 "사측이 판단을 정확하게 내려서 이 사태가 하루라도 빨리 해결되길 바란다"며 교섭 장소로 향했다.

스타플렉스(파인텍 모회사) 굴뚝 농성 411일 째인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첫 노사 교섭에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차광호 지회장(왼쪽 두번째)과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왼쪽) 등이 참석하기 위해 교섭장으로 향하고 있다.
스타플렉스(파인텍 모회사) 굴뚝 농성 411일 째인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첫 노사 교섭에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차광호 지회장(왼쪽 두번째)과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왼쪽) 등이 참석하기 위해 교섭장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2일 굴뚝 농성이 시작된 이후 김 대표가 파인텍 노동자들과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노조 측은 스타플렉스 본사 앞 연좌농성, 공문 발송 등으로 교섭을 요구해왔으나, 김 대표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이번 교섭에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회의 정의평화위원회 등 종교계 관계자들도 배석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번 교섭이 성사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파인텍 모기업인 스타플렉스는 2010년 스타케미칼(구 한국합섬)을 인수했고, 2013년 1월 돌연 직원들을 대량 해고했다. 

합국합성 출신인 차광호 지회장은 스타플렉스의 이런 결정에 발발해 2014년 5월 27일 45m 높이의 스타케미칼 공장 굴뚝에 올라 다음해 7월 8일까지 408일 동안 고공 농성을 벌였다. 

이후 노사가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로 극적 합의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지난해 11월 12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열병합발전소의 75m 굴뚝에 올라 농성을 벌였다.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