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 환경유해물질 농도, 영유아가 성인보다 높아
체내 환경유해물질 농도, 영유아가 성인보다 높아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8.12.27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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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학원 ‘제3기 국민환경 기초조사’ 발표…어린이 포함 국민 6167명 대상
납 등 체내 중금속 농도 성인이 청소년보다 2배…국제 권고치보다 낮은 수준
왼쪽 그래프는 소변 속 프탈레이트(DEHP) 대사체(㎍/L), 오른쪽 그래프는 요중 비스페놀-A(㎍/L) 수치. (출처=환경부)
왼쪽 그래프는 소변 속 프탈레이트(DEHP) 대사체(㎍/L), 오른쪽 그래프는 요중 비스페놀-A(㎍/L) 수치. (출처=환경부)

프탈레이트와 비스페놀-A 등 환경유해물질의 체내 농도가 영유아가 성인·청소년보다 높고, 성인의 체내 중금속 농도는 청소년보다 두 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전반적으로 우리 국민 몸속의 유해물질 농도는 국제 건강영향 권고치보다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원장 장윤석·이하 환경과학원)은 2015~2017년까지 국민 몸속(혈액·소변)의 납·수은 등 환경유해물질의 노출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된 ‘제3기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이하 3기 기초조사)’를 26일 발표했다.

3기 기초조사는 성인에 국한되었던 제1~2기 조사와 달리 조사대상 범위를 3세 이상 어린이와 18세 이하 청소년까지 확대했다. 이를 위해 환경과학원은 전국 233개 지역(읍·면·동 수준)과 183개의 보육·교육기관을 대상으로 국민 6167명의 혈액 및 소변을 채취해 26종의 환경유해물질 농도를 분석했고 설문조사를 거쳐 환경유해물질 노출요인을 파악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플라스틱 가소제 성분인 프탈레이트(DEHP)의 소변 중 농도는 가장 낮은 연령대인 영유아가 1ℓ당 60.7마이크로그램(㎍)으로 초등생(48.7), 성인(23.7), 중고생(23.4)보다 높았다.

내분비계 장애물질로 알려진 비스페놀-A 역시 영유아가 소변 1ℓ당 2.41㎍으로 가장 높은 농도를 기록했다. 성인이 1.18㎍으로 가장 낮았고, 이어 중고생 1.39㎍, 초등생 1.70㎍ 순이었다.

영유아가 프탈레이트와 비스페놀-A 농도가 높은 이유에 대해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어린이는 단위체중 당 음식섭취량과 호흡률이 성인보다 2~3배 높고 장난감을 빨거나 바닥에서 노는 등의 행동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환경유해물질의 몸속 노출 수준이 더욱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영유아를 비롯한 우리 국민 몸속의 프탈레이트와 비스페놀-A 농도는 모두 국제 건강영향 권고값(HBM-I)보다 무척 낮은 수준이다. 프탈레이트의 HBM-I 권고값은 6~13세가 500㎍/L, 14세 이상은 750㎍/L이다. 비스페놀 A-농도의 HBM-I 권고수치는 어린이의 경우 100㎍/L, 성인은 200㎍/L이다.

혈중 중금속 농도 수치. (출처=환경부)
혈중 중금속 농도 수치. (출처=환경부)

혈중 중금속 농도 수치는 성인이 가장 높았다. 혈중 납 농도는 중고생 0.80㎍/dL, 성인 1.60㎍/dL였다. 혈중 수은 농도는 중고생이 1.37㎍/L, 성인 2.75㎍/L로 성인의 혈중 납·수은 농도가 청소년보다 약 2배 높게 나타났다. 영유아와 초등학생은 혈액 채취가 어려워 소변 중 환경유해물질(납 제외 25종)만 조사했다고 환경과학원은 설명했다.

소변 중 카드뮴 농도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성인이 0.36㎍/L로 가장 높았고 이어 중고생 0.29㎍/L, 초등학생 0.23㎍/L, 영유아 0.11㎍/L 순이었다.

3기 기초조사부터 추가된 파라벤류를 살펴보면 화장품·개인위생용품 등에 살균성 보존제로 많이 쓰는 메틸파라벤의 경우 여성이 1ℓ당 45.2㎍으로 남성(27.3㎍)보다 높게 나타났다. 전체 평균(성인 기준)은 35.2㎍으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 평균(48.1)보다 낮지만 캐나다(17.0)보다 높은 수치다.

이에 대해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파라벤은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 EU에서 화장품 보존제 등에 대한 함량 수치를 제한·관리하고 있으나 인체 유해성 정도는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상황이다”며 “파라벤은 화장품 외에도 의약품과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기 때문에 명확한 노출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결과는 국가통계포털과 환경통계포털을 통해 내년 1월 초에 공개되며 내년 상반기 중에 3기 기초조사 설문과 분석결과 등의 원시자료도 제공될 예정이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