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3수 끝 상장…에어서울과 ‘한지붕 두가족’ 경쟁
에어부산, 3수 끝 상장…에어서울과 ‘한지붕 두가족’ 경쟁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8.12.2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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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세 차례 도전 끝에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
LCC 치열한 경쟁 속 인천공항서 에어서울과 다툴 수밖에
(사진=에어부산)
(사진=에어부산)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 저가항공사(LCC)인 에어부산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도전한 지 3수만에 성공했다. 이제 그룹 내 같은 식구인 에어서울과 경쟁을 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관계기업인 에어부산이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다고 26일 공시했다. 상장 이후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 지분율은 44.17%다.

에어부산은 상장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기업 투명성 강화와 인지도 향상을 꾀하고 있다.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은 “현금성 자산이 충분히 있지만 미래 성장 동력 마련과 기업 이미지 향상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한 자금과 이익잉여금 등으로 내년 중거리 노선에 취항할 수 있는 항공기 등 신규 항공기 3대를 추가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에어부산의 이번 상장은 숙원 사업을 성사시킨 것이다. 앞서 에어부산은 지난 2014년, 2015년 두 차례 상장을 추진했지만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부산시 등 지역 일부 주주들은 에어부산 상장이 아시아나항공이 지분차익을 실현 후 먹튀로 이어진다는 우려를 내비쳤던 것이다.

이런 우려는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경쟁이 전제돼 있다. 에어부산은 부산·대구 등 경남권을 전담하고 있지만 지역거점 공항만으로 성장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이란 한 지붕 아래 머무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경쟁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이에 따라 에어부산은 인천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한 에어서울과 경쟁을 공식화했다. 한 사장은 지난 13일 서울에서 가진 IPO 기업설명회에서 “영남권 수송 실적을 바탕으로 인천과 호남 지역을 거점으로 한 노선 확대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어부산이 인천공항에 진출한다면 인천공항발 국제선을 맡고 있는 에어서울과 시장이 중복될 수밖에 없다. 특히 에어서울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도쿄·오사카·후쿠오카 등 일본 주요 노선에서 경쟁이 불가피하다. 

여객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내년 새로운 7번째 LCC의 탄생이 예고돼 있는 등 이미 항공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우려가 큰 만큼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간 불편한 동거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사장은 “IPO를 하게 되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각 사가 ‘각자도생’ 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김해공항은 커퓨타임 문제로 성장 한계에 도달해 수익성이 높은 인천발 노선 개척의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에어서울과 (공동운항 같은 부분은) 협력할 건 협력하고 경쟁할 건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절한 시일 내에 인천에서 국내선을 먼저 띄우고 나서 국제선을 진출할 것이다”고 전했다.

LCC 업계 관계자는 “다른 LCC들은 이미 지방거점 공항에 진출하며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는데 집중하는 상황에서 에어부산은 되려 인천공항에 본격적인 진출하게 됐다”면서 “향후 에어부산이 인천공항에서 공격적인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면 에어서울을 비롯한 다른 LCC들의 파이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지켜봐야겠지만 ‘각자도생’이 각 사의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에게 성공을 가져다 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