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조작' 드루킹 징역 7년 구형…"국민의 뜻 왜곡"
'댓글조작' 드루킹 징역 7년 구형…"국민의 뜻 왜곡"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12.2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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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혐의 부인…"문재인·김경수 신의없다" 비난
19대 대통령 선거 등을 겨냥해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드루킹' 김동원 씨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대 대통령 선거 등을 겨냥해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드루킹' 김동원 씨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댓글조작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드루킹' 김동원씨가 징역 7년을 구형 받았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드루킹 일당의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아보카' 도모 변호사에게는 징역 3년 6개월을,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에게는 6개월~3년의 징역형을 각각 구형했다.

김씨는 크게 △댓글 조작 혐의 △고(故) 노회찬 전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전 보좌관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 3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특검은 노 전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와 김 지사의 전 보좌관에게 뇌물을 건낸 혐의에 대해서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10개월을 별도로 진행된 재판에서 구형한 바 있다.

특검은 "이번 사건은 그간 말로만 떠돌던, 여론 조작을 위해 동원되는 정치 주변 사조직의 실체가 드러난 사건"이라며 "소수 의견을 다수 의견처럼 꾸며 민의를 왜곡하고자 한 것으로, 그 자체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용납될 수 없는 중대범죄"라고 질타했다.

이어 "앞으로도 이익을 위해 민의를 왜곡하려는 제2, 제3의 드루킹이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씨 측은 적용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최후진술에서 김씨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집권 여당 등을 맹렬히 비난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김씨는 "2016년 야당 시절 문재인 대통령과 김경수 지사는 우리의 경제민주화와 시스템 개혁에 관심을 보였고, 저와 경공모는 보고서를 만들어 대통령이 읽도록 했다"며 "김경수 지사는 두 번이나 문재인 후보가 보고서를 봤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집권하자 태도를 180도 바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풀어주고 경제민주화와 시스템 개혁을 포기했고, 이전 정권과 같이 세금을 풀어 현상을 유지하는 포퓰리즘 정책에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가 겪은 정치인 문재인, 김경수는 참 신의 없는 사람들"이라며 "신의 없고 무능력한 정치인을 대통령과 2인자로 만들어 국민께 더 큰 고통과 후회를 드린 점을 사죄드린다"고도 말했다.

김씨의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25일 오전 열린다.

한편, 김씨와 함께 댓글조작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지사에 대한 재판은 28일 마무리된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이 댓글조작에 사용한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개발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씨는 김 지사가 시연회에 참석하는 등 킹크랩 존재를 알고 있었고, 김 지사의 지시로 댓글 작업을 진행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김 지사 측은 김씨의 증언에 신빙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김씨와 김 지사 중 어느 쪽이 객관적 자료와 일치하고 신빙성 있는지를 가릴 예정이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