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셧다운 장기화 시사…“장벽예산 통과 안 되면 지속”
트럼프, 셧다운 장기화 시사…“장벽예산 통과 안 되면 지속”
  • 안우일 기자
  • 승인 2018.12.2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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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압박…“하원 장악했지만 다루는 방법 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이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아 미국 연방정부가 나흘째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를 겪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 장기화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마스인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바레인, 카타르 등 해외에 주둔한 미군들과 가진 비디오 컨퍼런스에서 “연방정부가 언제 업무를 재개할지 말할 수 없다”면서도 “국경에 장벽이 지어지기 전까지는 정부의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22일 미 의회가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 57억 달러가 포함된 예산안을 시한 내 처리하지 않으면서 연방정부는 일시적 업무정지 상태인 셧다운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국방과 치안, 국경 순찰 및 출입국 관리와 같은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 관련 공무원과 우편, 항공, 철도 등 민생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분야를 제외한 공무원들은 ‘무급 휴가’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일시 해고 상태가 된 수천 명의 공무원들도 장벽 건설 자금을 얻기 전까지는 셧다운을 계속하라고 말했다”며 “장벽 없이는 마약과 인신매매 범죄를 차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셧다운 이후 공무원 등 국민적 반발을 최소화하고 의회에 책임을 돌려 압박을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안 통과를 막은 민주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민주당만 유일하게 장벽을 원하지 않는다”며 “왜냐하면 그들은 국경 개방을 개의치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과거에는 국경장벽 건설을 원했지만 자신이 이를 대선공약으로 내걸자 반대 노선으로 돌아섰다고 비판했다.

그는 내년 1월3일부터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게 된 데 대해서는 “민주당은 아마 대통령을 괴롭힐 것이지만 그들을 다루는 방법을 안다”고 언급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국경장벽에 대한 투표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 전략을 포기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상황에서 현지 언론은 셧다운 사태가 연내 종결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지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크리스마스 연휴를 마치고 의회가 다시 열리더라도 교착 상태가 조속히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보도했다.

awils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