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브랜드 톡톡] 바세린, 화학자의 열정이 빚은 '팔방미인' 석유젤리
[장수브랜드 톡톡] 바세린, 화학자의 열정이 빚은 '팔방미인' 석유젤리
  • 김견희 기자
  • 승인 2018.12.26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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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0년 상처 치유제로 상용화
립밤·튼살크림 등 활용법 다양
(사진=유니레버 제공)
바세린 퓨어스킨 젤리 제품.  (사진=유니레버 제공)

입술보호제, 튼살크림, 가벼운 상처 보호용, 천연가죽 관리제 등 무궁무진하게 쓰임새가 많은 이 물건의 정체는 바로 바세린(Vaseline)이다. 

바세린이라는 상표명은 물을 뜻하는 바썰(Wasser)과 올리브 오을 뜻하는 그리스어 엘라이온(Elaion)이 합쳐진 것으로 스페인어권 국가에서는 바세놀(Vasenol)이라고도 불린다.

유니레버에서 선보이고 있는 바세린은 미국의 스킨케어 브랜드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바세린의 탄생역사는 19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석유추출물에 관심이 많았던 미국의 화학자 로버트 체스브로에 의해 만들어졌다. 로버트는 평소 유전시설 노동자들이 파이프에 낀 로드왁스를 상처 위에 바르는 것을 보고 수많은 연구 끝에 로드왁스에서 페트롤리움 젤리를 추출해냈다.

로버트는 1870년대 체스브로 공업을 설립해 바세린을 본격 제조하기 시작했고 상처치유제로 상용화했다. 1987년 바세린을 매입한 유니레버가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 

바세린의 주요성분은 석유(Petroleum)젤리다. 이 물질은 탄화수소의 반고체 물질로 윤활작용, 코팅, 보습 등 다양한 기능이 있다. 사람 체온과 가까운 37도에서 녹으며 상처에 바르면 그 부분을 코팅하여 세균 감염을 막고 보습작용을 해 치유 속도를 높여준다.

유니레버에선 이를 활용한 바디로션, 핸드크림, 입술보호제 등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제품은 파란색 라벨이 붙은 '퓨어스킨 젤리'다. 

퓨어스킨젤리의 활용도 또한 다양하다. 먼저 국내 소비자들에게 블랙헤드 제거제로 쓰인다. 바세린을 코에 전체적으로 바른 다음 랩을 씌우거나 스팀타올로 모공을 연 다음 면봉을 이용해 밀어주면 블랙헤드가 제거된다. 

가죽을 관리하는 용도로도 쓰인다. 소량의 바세린을 묻혀서 천연가죽을 닦아주면 광이 살아난다. 향수의 지속력을 높여주는 데도 효과적일뿐더러 발뒤꿈치나 팔꿈치, 큐티클 등 건조해지고 갈라지기 쉬운 부분에 바르면 촉촉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게 돕는다.

여담으로 마스카라로 유명한 브랜드 메이블린도 바세린에 의해 만들어졌단 사실을 알고 있는가. 브랜드 창업주이자 미국 화학자인 토마스 윌리엄스는 바세린에 석탄가루를 발라 여동생 메이블에게 발라준 것을 계기로 메이블린을 만들게 됐다.

peki@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