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버린 현금 280만원, 중학생이 찾아줘 '훈훈'
읽어버린 현금 280만원, 중학생이 찾아줘 '훈훈'
  • 김삼태 기자
  • 승인 2018.12.2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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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인, 지갑 분실해 노숙자 될 뻔…학생들, 사례도 뿌리쳐
▲재개발 이주비 280만원 든 지갑 주워 주인 찾아준 선행 중학생들
재개발 이주비 280만원 든 지갑 주워 주인 찾아준 선행 중학생들. 사진 왼쪽부터 김준우, 전민서, 김양현 학생. (사진=부산동부경찰서)

부산에서 중학생들이 목돈이 들어있는 지갑을 주워 주인에게 돌려줬다.

학생들의 선행으로 돈을 되찾은 60대 노인은 재개발 이주비로 받은 돈을 몽땅 분실하는 바람에 한 겨울 노숙자 신세가 될 뻔 한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25일 부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부산서중학교 1학년 김양현·전민서, 부산중학교 1학년 김준우 등 학생 3명은 지난 23일 낮 12시께 부산 동구 범일동의 한 은행 앞을 지나던 중 길거리에 떨어진 지갑을 주웠다.

이들 학생들은 곧바로 '지갑을 주웠다'고 112에 신고한 뒤 인근 자성대 파출소를 찾아갔다.

사진제공=부산동부경찰서
(사진=부산동부경찰서)

학생들은 "지갑 안에 현금이 너무 많다. 주인을 꼭 찾아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근무 중인 경찰관에게 지갑을 내밀었다.

지갑 안에는 5만원권 56장(280만원)이 들어있었다. 학생들은 "양심을 속이기 싫었고, 단 1원도 손대지 않고 112에 신고를 했다"고 경찰관에게 밝혔다.

지갑을 넘겨받은 경찰은 지갑 주인을 확인해 분실 지갑을 찾아가라고 연락했다.

지갑을 잃어버린 사람은 인근의 주택재발지 주민 A(69)씨. 그는 재개발 이주비를 받은 돈을 한꺼번에 분실했고, 자신의 전 재산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추운 겨울 노숙자 생활을 해야될 처지에 놓였지만 학생들의 선행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게 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의 연락을 받고 한걸음에 파출소로 달려온 A씨는 고맙고 감사한 마음에 학생들에게 사례하려고 했지만, 학생들은 "그 돈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내시라"며 극구 사양한 이후 파출소를 떠났다.

부산동부경찰서 관계자는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이웃에게 따뜻한 선물과 감동을 선사한 이들 학생을 칭찬한다"면서 "오는 26일 학생들에게 경찰서장 명의의 감사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아일보] 부산/김삼태 기자

st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