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태양광 발전비용 하락속도, 미국보다 10년 늦다
국내 태양광 발전비용 하락속도, 미국보다 10년 늦다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8.12.2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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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께 1kWh당 84원 전망…미국은 내후년에 71.3원
보급확대가 곧 경쟁력…입지확보·폐패널 문제 해결해야
멕시코의 한 태양광 발전 설비.(사진=연합뉴스)
멕시코의 한 태양광 발전 설비.(사진=연합뉴스)

국내 태양광 발전비용이 오는 2030년엔 1kWh당 84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원전 발전비용과 근접해지는 것이다. 다만 이는 미국보다 10년 가량 뒤쳐진 속도로, 설비 보급량 확대를 통해 경제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국내 태양광 균등화발전비용(LCOE)은 1kWh당 121원으로, 오는 2030년에는 약 84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LCOE는 신규 발전설비의 수명기간 전체에 걸친 평균적인 발전단가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2030년께 태양광 발전비용은 원자력 발전비용과 근접해질 전망이다. 앞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원전 LCOE가 2030년 무렵 63.8~73.8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원전 LCOE는 1kWh당 55.7~65.7원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태양광 발전비용 하락속도는 미국 등 해외 주요 국가에 비해 현저히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미 2020년께 신규 태양광 1kWh의 LCOE가 0.063달러(한화 약 71.3원)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2030년 전망치와 유사한 수준으로, 국내 태양광 발전비용 속도가 미국보다 10년 가량 늦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 정부도 2020년께 신규 태양광 1kWh의 LCOE를 0.067파운드(약 97.5원)로 내다봤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허가형 국회 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미국과 영국 등 주요 국가의 태양광 발전비용 하락 전망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태양광 발전비용 하락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재생에너지 3020'에서 오는 2030년까지 총 발전량 중에서 2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 그 중에서 태양광이 ⅓을 담당하도록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지난해 기준 신재생에너지는 국내 총 발전량 가운데 8.1%를 차지했고, 태양광 비중은 1.3%였다.

태양광 발전 확산을 위해서는 입지 확보 문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 지역주민의 수용성 또는 피해보상 협상 등으로 인해 기 계획된 태양광 보급사업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거나 무산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폐패널 발생에 따른 처리비용도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환경부는 지난 10월 전자제품 생산자책임재활용(EPR) 대상 품목에 태양광 패널을 추가, 생산업체가 자사 제품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회수·재활용하는 의무를 부여했다. 앞서 산업연구원은 우리나라의 태양광 폐모듈 발생량이 2020년 95t에서 2030년 1868t, 2040년 8만5220t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허 경제분석관은 "태양광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태양광 설비의 경제성 확보와 토지비용 경감방안, 태양광 폐패널의 재활용 방안, 지역 수용도 제고가 필요하다"며 "토지 비용이 포함되는 경우 균등화 발전비용이 상승하므로 기존 시설물을 활용할 수 있는
입지에 설치하는 것이 경제적이다"고 말했다.

sowleic@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