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3년연속 소득보다 빨리 늘어…대출 연체위험 ‘빨간불’
부채, 3년연속 소득보다 빨리 늘어…대출 연체위험 ‘빨간불’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8.12.2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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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변동금리 역전폭 0.8%p까지 확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부채가 3년연속 소득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 하향 조정 여파로 국내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변동형 금리 역전이 심화되고 있어 서민대출 연체 위험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매년 2만 가구를 표본으로 이뤄지는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부채증가율은 3년 연속 소득증가율을 웃돌았다. 

2015년 조사에서 부채가 1년 전보다 2.2%, 소득이 2.3% 늘었던 게 2016년 조사에선 부채가 6.4%, 소득은 2.4%로 역전했다. 부채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을 웃도는 현상은 2017년(부채 4.5%, 소득 2.6%)과 올해(부채 6.1%, 소득 4.1%)도 계속됐다.

3년 동안 가구당 평균 부채는 6181만원에서 7531만원으로 1350만원(21.8%) 증가한 동안 소득은 4767만원에서 5705만원으로 938만원(19.7%) 늘었다.

자산증가율은 2015년 2.1%에서 2016년(4.3%)과 2017년(4.2%) 두 배로 높아졌고 올해는 7.5%로 급등했다. 가계금융·복지조사가 시작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가구당 자산은 4억1573만원이다. 이 가운데 부동산 등 실물자산이 3억1061만원(74.7%), 나머지 1억512만원이 금융자산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격차도 최대 80bp(1bp=0.01%포인트) 확대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의 24일 혼합형(5년 고정, 이후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가이드금리는 2.82∼4.32%로, 잔액 기준 코픽스에 연동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3.32∼4.82%와 비교했을 때 하단이 최대 80bp 낮다.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금리와 비교하더라도 혼합형 대출금리의 최저금리가 66b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도 24일부터 혼합형 가이드금리를 전주보다 4bp 낮춘 3.10∼4.21%로 적용한다.

이 영향으로 신규취급액 코픽스 연동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3.31∼4.66%)와 혼합형 금리의 최고금리차가 45bp 벌어지게 됐다.

우리은행의 가이드금리는 3.10∼4.10%다.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3.36∼4.36%), 잔액 기준 변동금리(3.35∼4.35%)와 각각 26bp, 25bp 차이가 난다.

NH농협은행의 경우 가이드금리가 4bp 내린 2.81∼4.15%로 조정된다.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금리의 상단과 비교하면 37bp 낮다.

KEB하나은행은 금융채 6개월물을 기준으로 하는 변동형 금리가 24일 기준 3.205∼4.405%다. 이는 금융채 5년물을 기준으로 하는 고정형 금리(2.859∼4.059%)보다 34.6bp 높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다. 고정금리가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를 더는 대신에 적용 금리가 높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리스크가 높은 주택담보대출 상품 시장에서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높은 이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그간 글로벌 금리 인상을 이끌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속도 조절에 나선 탓으로 풀이된다.

반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는 상승일로를 걷고 있다. 이미 벌어진 한미금리 차 탓에 한국은행이 지난달에도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시중은행의 수신상품 금리도 함께 인상된 영향이다. 코픽스는 시중은행 수신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금리 역전현상은 심화할 공산이 크고 변동금리는 내년에도 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12월 수신금리 상승은 내년 1월 15일 발표되는 코픽스에 반영되며 16일 변동금리에 영향을 준다. 미국이 속도 조절을 시사하기는 했지만 내년도에도 두 차례 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고 한국은행도 이에 따라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으로 점쳐진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