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벽예산 협상 결렬…연방정부 끝내 ‘셧다운’
美 장벽예산 협상 결렬…연방정부 끝내 ‘셧다운’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8.12.2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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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자정부터 정부 문 닫아…올 들어 세 번째
19일(현지시간) 해질녘의 미국 워싱턴DC 소재 연방의회 의사당 건물. (사진=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해질녘의 미국 워싱턴DC 소재 연방의회 의사당 건물. (사진=연합뉴스)

멕시코 국경 장벽을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시한 내 예산안 처리가무산돼 미 연방정부가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 ‘셧다운’이 결국 현실화했다.

셧다운 사태는 올해 들어 지난 1월과 2월에 이은 세 번째다.

공화당은 예산안 처리 시한인 21일(현지시간) 상원 본회의를 열어 긴급 지출법안(예산안) 처리를 위해 민주당과 온종일 협상했으나 끝내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전날 밤 하원을 통과한 이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예산 57억 달러가 포함됐다.

그러나 민주당이 장벽 건설에 반대하면서 상원에서는 표결 절차에도 이르지 못했다.

결국 상원은 이튿날인 22일 정오 다시 개회해 법안 처리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상원에서 수정된 새로운 예산안이 처리될 경우에 대비해 소집됐던 하원 본회의도 함께 휴회했다.

예산안 처리 시하인 이날 자정까지 예산안 처리가 무산됨에 따라 결국 연방정ㅂ는 22일 0시를 기해 셧다운에 들어가게 됐다.

셧다운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은 서로 상대방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밤 연방정부가 문을 닫을지 여부는 민주당에 달려있다”며 “만약 민주당 의원들이 투표하지 않는다면 이는 ‘민주당 셧다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람들은 열린 국경과 범죄를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셧다운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연방정부가 문을 닫는 상황이 오래 지속되더라도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그는 셧다운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자신의 트위터에 “셧다운이 오래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히면서 입장을 바꿨다.

반면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에 반대하며 국경 장벽 예산이 반영된 예산안은 처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한편 이번 셧다운의 책임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지난 19일 상원이 셧다운 사태를 피할 긴급 단기 지출법안을 통과시킨 것을 언급하면서 “상원은 셧다운을 막기 위해 만장일치로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초당적 모습을 보였는데 당신(트럼프 대통령)이 또 성질을 부려서 하원에 그 타협을 무시하도록 했다”며 “셧다운은 당신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올해 들어 세 번째 맞는 셧다운이지만 이번에는 22~25일까지 나흘간 크리스마스 연휴가 포함돼 있어 행정 공백에 따른 피해나 불편이 즉각적으로 나타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방정부와 소속 기관에 대한 자금 지원이 중단되지만 국방과 치안, 국경 순찰 및 출입국 관리와 같은 영역은 정상적으로 가동된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 등 필수적인 영역과 함께 우편, 항공, 철도, 저기, 수도 등 민생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영역도 중단 없이 운영된다.

다만 15개 정부 부처 중 국토안보부와 교통부, 내무부, 농무부, 국무부, 법무부 등 9개 부처와 10여개 기관, 국립공원 등은 이번 셧다운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한편, 앞선 두 차례의 셧다운은 1월20~22일 사흘, 2월9일 반나절 동안 이어졌으며 예산안이 통과돼 해소됐다.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