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금리 인상·매물 누적 등 하방 요인 겹겹
이번 주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 시장 하락세가 일제히 커지면서 전국 아파트 매매가가 5년11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정부 규제와 금리 인상, 매물 누적 등 가격 하방 요인이 겹겹이 쌓인 상황이다.
한국감정원은 이달 셋째 주(1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07% 하락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지난주 하락률 -0.05%보다 하락 폭이 커진 것이며, 2013년1월 넷째 주 주간 변동률 -0.07%를 기록한 후 약 5년11개월 만에 가장 크게 떨어진 것이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달 둘째 주부터 6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하락 폭이 확대됐고, 지방 하락세 역시 심화됐다.
지난주 -0.02%를 기록했던 수도권 매매가 변동률은 이번 주 -0.04%를 나타냈고, 지방 하락 폭은 -0.07%에서 -0.09%로 확대됐다.
특히 지난주 -0.05%였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 하락률은 이번 주 -0.08%까지 커지며, 2013년8월 셋째 주 -0.10%를 기록한 이후 5년4개월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는 강북과 강남 모두에서 심화됐다. 강남 11개구 평균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 주 -0.07%에서 이번 주 -0.11%로 바뀌었고, 강북 14개구 평균 하락 폭은 -0.04%에서 -0.05%로 확대됐다.
서울 강북 지역 중 마포구와 용산구, 동대문구 등에서는 가격 급등 단지를 중심으로 매물 누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노원구에서는 상계동의 오래된 아파트를 위주로 가격이 하락했다. 종로구와 중구, 은평구 등에서는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 보기 장세가 펼쳐지며 매매가 보합을 나타냈다.
강남 지역에서는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의 재건축 및 대규모 단지 위주로 매물 누적과 가격 하락이 나타났다. 양천구 영등포구는 오래된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떨어졌고, 강서구와 금천구는 최근 투자수요가 많았던 단지 위주로 하락세를 보였다.
감정원 관계자는 "9·13대책과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이번 주 서울 모든 구에서 아파트 매매가 보합 내지 하락을 기록했다"며 "서울 전체적으로 지난달 둘째 주부터 6주 연속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시·도별로는 △대전(0.20%) △광주(0.08%) △전남(0.04%) △대구(0.02%) 등은 상승했고, △울산(-0.34%) △경북(-0.24%) △강원(-0.20%) △충북(-0.19%) △경남(-0.19%) △제주(-0.14%) △충남(-0.12%) 등은 하락했다.
한편,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 역시 지난주 대비 하락 폭이 확대돼 하락률 -0.09%를 기록했다. 수도권과 지방, 서울 모두 하락세가 심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