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이어 대리운전 기사도 카카오 서비스 규탄
택시 이어 대리운전 기사도 카카오 서비스 규탄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8.12.2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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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횡포와 착취 시달린다” 주장...월 2만원 이용료 ‘프로서비스’ 문제
"당초 상생 다짐과 달리 대리 기사간 경쟁 부추겨"
20일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4차산업혁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란 환상 속에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자들의 생존권 보장촉구’ 기자회견을 연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과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사진=이성은 기자)
20일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4차산업혁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란 환상 속에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자들의 생존권 보장촉구’ 기자회견을 연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과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사진=이성은 기자)

카카오가 택시 기사들에 이어 대리운전 기사에게까지 규탄 받고 있다.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과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은 20일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4차산업혁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란 환상 속에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자들의 생존권 보장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두 조합은 카카오 모빌리티가 이윤추구라는 본색을 드러내며 대리운전 기사들을 사지로 내몰고 정부가 이를 방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대리운전노조는 “택시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대리운전 기사들도 카카오와 업체들의 이윤추구 본색 앞에 벼랑 끝으로 떠밀리고 있다”며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입에 동료들과 경쟁을 강요당하며 업체의 횡포와 착취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대리운전업계가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모는 동안 직무유기와 책임회피로 업주들을 도와왔다”면서 “대리운전 기사들은 택시업계와 연대해 노동자를 희생시켜 이윤을 챙기려는 카카오에 맞설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기자회견에 나선 이유는 대리운전 기사들이 이용하는 ‘카카오T대리’가 유료화 서비스를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6년 카카오T대리 서비스를 시행하며 골목상권 논쟁이 일었다. 

이에 카카오 측은 △수수료 10% △프로그램비·보험료 무료 △대리운전 기사들과 상생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달 5일 프로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카카오T대리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이 서비스는 제휴된 대리업체의 콜과 매일 2개 단독배정권을 제공한다. 대리기사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매월 2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또 이와 별개로 수수료도 20%의 수수료도 지불한다. 

이 때문에 대리운전 기사들은 수수료 10%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던 카카오T대리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돈을 내고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프로서비스를 이용해야 더 빠른 콜, 더 좋은 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리운전 기사 간 차별이 발생하고 과한 경쟁 구도로 몰아넣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이 서비스가 2년 전 맺은 사회적 약속을 어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조합은 “카카오는 시장 진출을 위해 잠시 썼던 양의 탈을 벗어버리고 이윤을 위해 노동자들의 조건을 후퇴시키는 대기업의 본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사회적 약속을 뒤집고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 대리운전 기사들의 주머니를 털려고 하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정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들은 “정부는 공유경제라는 미명 하에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규제완화를 중단하고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노동조건 보장을 위한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동자를 배제한 4차산업혁명이 의미가 있겠느냐”며 “노동자를 자꾸 옥죄면 ‘시민의 안전 위험’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뿐이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