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보다 어렵다…1000대 상장기업 중 150곳 ‘적자’
IMF 보다 어렵다…1000대 상장기업 중 150곳 ‘적자’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12.2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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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직전 1997년 108개보다 많아…2014년 154개 넘어설 가능성 농후
삼성전자 빼곤 ‘3·8’ 징크스 반복…경기회복 징후 없어 내년엔 더 어려울 듯
(사진=한국CXO연구소)
(사진=한국CXO연구소)

1000대 상장기업 중 적자기업 수가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외형적으로 크기는 키웠지만 내실은 따라오지 못하며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20일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액 기준 1000대 상장사 중 영업적자를 기록한 기업 수는 150개다. 이는 IMF 직전인 1997년 108개보다도 많은 숫자로, 1998년 당시 187곳과 유사한 수준이다. 

또 1000대 상장사 중 비중은 15%에 불과하지만 영업적자 기업이 150개를 넘어간 경우는 지난 2014년 154개 이후 처음이다. 올해 실적에 따라 IMF 이후 영업적자 기업이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1996년 이후 1000대 상장사 덩치는 몰라보게 커졌다. 1996년 20조원이던 1000대 상장사 영업이익은 2000년 36조원, 2005년 65조원에서 2010년 99조원, 지난해는 129조원으로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이런 성장세와 대비해 매년 끝자리가 3과 8로 끝나는 해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떨어진다는 ‘3·8 징크스’와 맞물려 1000대 상장사의 내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실제로 1997년 26조원에서 1998년 14조원으로 12조원 가량 줄어든 건 제외하더라도 2003년에는 전년 대비 7조원 감소한 45조원, 2008년은 2조원 줄어든 73조원, 2013년은 7조원 줄어든 75조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1000대 상장사 영업이익은 65조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2조원보다 4.7% 증가했다.

하지만 여기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올해 상반기 기준 48조원으로 지난해 51조원보다 5.1% 하락한다. 어김없이 3·8 징크스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늘어난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와 반도체에 가려진 착시효과에 가까우며 그만큼 우리 기업이 올해 녹록치 않은 한해를 보냈다.

그렇다고 내년에 나아질 것이라 기대를 갖기도 힘들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도 기업 일부를 제외하면 이익 규모도 줄어들어 상당수 중견·중소기업들의 경기 체감 온도는 하강하고 있다”며 “경기 흐름상 내년에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지표가 뚜렷하지 않아 2019년은 더 힘든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