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블랙컨슈머 대응책 적극 마련해야
[기자수첩] 블랙컨슈머 대응책 적극 마련해야
  • 김견희 기자
  • 승인 2018.12.19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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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맥도날드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한 적이 있다. 두 번의 사건이 여론에 오르내렸는데 사건의 요지는 이렇다. 

지난달 울산의 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이 제품을 전달하는 직원에게 햄버거를 던지는 모습이 포착됐고, 커뮤니티를 통해 일파만파 번졌다. 손님이 이러한 행동을 한 이유는 햄버거 세트를 주문했는데 단품이 나왔기 때문. 서울 맥도날드 한 매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중년 남성 고객이 매장 직원에게 햄버거 포장봉투를 던진 것이다. 주문 번호를 제때 부르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사건 당시 맥도날드 본사는 진상 고객 행패에 따른 대응 매뉴얼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업체 입장에선 블랙컨슈머도 손님인지라 강경대응이 어려운 눈치다. 대외적으로 공개될 경우 이미지가 실추될까 우려해 쉬쉬하는 분위기다. 블랙 컨슈머는 이 틈을 이용해 더욱 활개치고 있는 모양새다.

소위 ‘손님이 왕’인 서비스 업종에선 진상 고객에 대한 대응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한 상황이다. 때문에 손님을 상대하는 직원들은 무방비 상태에 노출되어 있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기업이 블랙컨슈머에 직접 대응하기 힘들다면, 소비자단체나 전문가가 참여하는 분쟁해결 기구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분쟁전담기구를 만들어 민원심사를 거치게 하고 합의·처벌을 유도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부당한 일을 겪었다면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건 당연한 권리다. 하지만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직원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허위 사실을 만들어 알리겠다고 협박하는 것은 범죄나 다름없다. 

궁극적으로 기업에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켜 다수의 소비자가 누려야 할 효용까지 좀먹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처럼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신뢰를 무너뜨리는 블랙컨슈머를 제재하는 사회적 풍토를 다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peki@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