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마친 고3 두고 ‘관리냐 자유냐’ 갑론을박
수능 마친 고3 두고 ‘관리냐 자유냐’ 갑론을박
  • 안우일 기자
  • 승인 2018.12.1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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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장기여행 점검 방침에 ‘어른들 잘못’ 반박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강릉 펜션사고 대책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강릉 펜션사고 대책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등학교 3학년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뒤 떠난 여행에서 참변을 당하자 대학입시를 마치고 특별한 학사일정이 없는 학생들을 관리해야 할지 이들에게 자유를 줘야 할지 논란이 뜨겁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9일 강릉 펜션사고 상황점검회의에서 “수능 이후 마땅한 교육 프로그램이 없어 학생들이 방치되는지 따져보겠다”며 “체험학습 명목으로 학생들끼리 장기 투숙하는 여행이 있는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유 부총리는 전국 시·도 부교육감 긴급회의를 개최해 교외체험학습 현황과 수능 이후 학사관리를 점검할 것을 요청했다.

교육당국 수장인 유 부총리가 발 빠른 조처에 나섰지만, 일각에서는 반대 의견도 나온다. 수능을 막 마친 학생들을 ‘관리’한다는 이유로 학교에 붙잡아두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반대 의견은 학생들을 학교에 무작정 잡아두려는 탁상행정을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부터 수능을 치른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제각각인 만큼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까지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 가운데 안타까운 사고의 원인을 학생들에게 돌리지 말아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번 사고는 수능을 치른 학생들끼리 여행을 간 것과 별개로 ‘어른들의 잘못’으로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강릉 펜션사고 현장 감식에서 보일러 배관이 어긋나 있었고 가스누출경보기가 없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스 설비 점검 등의 근본적 대책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수능을 치른 고3 학생들은 겨울방학이 시작하기 전까지 약 50일간 학교에 출석해 별다른 학사일정을 소화하지 않는다.

일부 학교에서는 이 시기를 활용해 체험학습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학교장의 재량으로 출석이 인정되는 체험학습을 떠난다.

문제는 체험학습이 내실 있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교육 현장에서는 대체로 체험학습이 ‘합법적인 결석’으로 여겨진다며 우려를 표출하기도 한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각급 학교에서 수능 이후 고3 학생들에게 도움 될 교내 프로그램을 운영하려 해도 인프라가 부족하고 교사들의 업무부담도 큰 문제가 있다”며 “고교수업과 대학입시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비롯해 장기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awils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