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한천, 얼음골에서 덕장건조 진풍경 연출
밀양한천, 얼음골에서 덕장건조 진풍경 연출
  • 박재영 기자
  • 승인 2018.12.18 15: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눈·비 맞으며 청정한 자연 바람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 친한경식품으로 변신
사진 밀양시
사진 밀양 얼음골에서 한천 건조작업이 한창이다. (사진=밀양시)

제주에서 채취된 우뭇가사리 해초가 지금 밀양 얼음골에서 한천으로 태어나기 위한 자연 건조작업으로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밀양시 산내면 송백리 얼음골 논에는 뭔가를 말리는 듯 한데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라서 이색적인 풍광에 행인들의 발길을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 진풍경은 가을 추수를 마친 논에 평상 같은 건조대를 만들어놓고 뭔가를 한창 말리고 있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물렁물렁하기도 하고 실 같게도 생긴 모습이 특이하다.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우뭇가사리가 해초 한천이 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우뭇가사리는 5월에서 10월에 걸쳐 주로 제주바다에서 채취하며, 해녀가 바다 속으로 잠수하여 낫으로 잘라 내거나, 배 위에서 채취기구와 그물을 내려서 바다 밑을 쳐내어 얻는다.

채취한 해초는 종류별로 가려낸 다음에 맹물로 씻어 소금기를 빼내고, 홍색이 없어져서 백색이 될 때까지 햇볕에서 말린다.

이렇게 말려 건져된 말인 해초 우무가시리를 쇠솥에 넣고 눅진눅진해질 때까지 삶아서 거르거나 주머니에 넣고 짜내어 냉각시켜 고체화시킨 것이 우무(한천)이다.

대나무로 만든 건조장에서 건조중인 한천은 밤에는 얼고 낮에는 녹고를 반복하며, 영하5도에서 영상10도 정도의 기온에 적당한 바람이 있는 곳이 한천 건조의 최적지다.

밀양 얼음골이 바로 이런 기후조건을 두루 갖춘 곳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한다.

한천은 한 달 정도 밤낮으로 말려야 하며 생산 시기는 11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인데 밀양한천은 한해 500톤 정도가 생산돼 국내 최대생산량을 자랑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밀양한천은 생산량의 80%가 일본으로 수출되며, 내수시장에서 소비되는 양은 20% 정도에 불과하다.

한천용액은 응고력이 세고, 잘 부패하지 않으며, 또 물과의 친화성이 강하여 수분을 일정한 형태로 유지하는 능력이 크기 때문에 젤리·잼 등의 과자와 아이스크림, 양조시의 찌꺼기 앉힘 등의 식품가공에 많이 이용되고 있으며, 세균의 작용으로 잘 분해되지 않고 응고력이 강하기 때문에 세균배양용으로도 쓰인다.

또한 한천은 여름에 얼음을 띄운 콩국에 말아 먹는 청량음식으로 널리 애용되고 있으며, 단팥묵(양갱) 등의 과자원료, 의약품 원료나 미생물 배양의 한천 배양기로 쓰이는 등 이용범위가 아주 넓다.

여기에다 한천은 미역이나 다시마의 2배가 넘는 80% 이상의 식이섬유 함유율로 비만을 예방하고 체내의 각종 노폐물을 배출시키면서, 각종 미네랄이 풍부해 최고의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고협압,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건강기능 식품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자연이 주는 청정한 바람과 태양이 만들어내고 있는 밀양 한천, 올해도 풍년을 이루면서 일본으로 수출될 날을 기다리며 지금 밀양얼음골에서 얼고 녹고를 반복하고 있다.

최근 개관한 밀양한천 체험관에는 박물관, 판매장, 식당 등을 두루 갖추고 있어 가족나들이 체험장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주말과 휴일에는 울산, 부산, 대구, 김해, 창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밀양관광의 한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아일보] 밀양/박재영 기자

pjyoung00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