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역사에 남을 삼성바이오 상장유지 결정
[기자수첩] 역사에 남을 삼성바이오 상장유지 결정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8.12.18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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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제약이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에 안타까움과 함께 유감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비슷한 사유로 거래가 정지됐다가 26일만에 재개된 삼성바이오로직스와는 전혀 다른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경남제약으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거래소는 무려 4조5000억원에 달하는 고의분식회계로 과징금 80억원 부과된 삼바에 대해서는 단 한차례 상장적격성 심사를 한 뒤 '상장유지' 결정을 내렸다. 반면 같은 사유로 200분의1에 해당하는 4000만원의 과징금만을 부과받은 경남제약은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모두 재무 안정성, 기업의 계속성, 경영 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내려진 결론이라고 거래소는 강변하고 있다. 명분은 주주 보호였다.

경남제약은 지난 2월 회계처리 위반으로 상장적격성 심사 대상으로 결정된 이후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차입금 상환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 지난달 말 기준 100억원이었던 차입금 규모를 50억원 수준으로 줄였다.

하지만 삼바는 분식회계 결정 후 아무런 개선 조치도 취하지 않았지만 이를 심사하는 기업심사위는 주식거래를 재개시켰다. 그 근거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경남제약 주주들 입장에선 '삼성 봐주기', '고무줄 잣대', '기울어진 운동장' 이라는 의혹을 제기할 만하다.

이 같은 주장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 옮아 붙었다. '공정 경제'를 핵심 정책으로 하는 문재인 정부에 불공정을 바로잡아 달라는 호소다.

물론 경남제약이 잘했다고 말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다만 거래소의 이 같은 결정은 시장 질서를 무너뜨린 사례로 두고두고 역사에 남을 것이다.

향후에도 바이오·제약업계에서 5조원에 달하는 분식회계가 재발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상장 폐기 위기에 몰린 기업·들은 '삼바는 괜찮고 우리는 아니다?'라는 식의 주장을 끊임없이 제기 할테고 그때마다 '삼성 봐주기' 논란이 일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 온 "삼바는 되고 경남제약은 안되는 이유는 무엇이고, 또 그것을 결정하는 집단은 누구인가요?. 제발 공평한 잣대를 가지는 사회가 됩시다"라는 청원글이 아프게 다가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nic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