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대구·구미 간 경제공동체 해치는 취수원 이전
[독자투고] 대구·구미 간 경제공동체 해치는 취수원 이전
  • 신아일보
  • 승인 2018.12.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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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 지방분권화운동 구미본부 상임대표
김종길 지방분권화운동 구미본부 상임대표(사진=지방분권화운동 구미본부)
김종길 지방분권화운동 구미본부 상임대표. (사진=지방분권화운동 구미본부)

일찍이 김만제 전 경제부총리는 경북과 대구의 상생발전의 중심으로 구미·대구·포항 축을 구상하고, 이를 국가정책에 반영했다. 그는 구미출신으로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 미국에서 자신의 학문을 완성한 소위 미국유학파 경제학자로 지금도 여전히 영향력 있는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구미·대구·포항 축은 1970년대 이후 경북과 대구 발전의 견인차가 돼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른바 대구포 발전축이다. 그 후 구미와 대구는 지리적 접근성으로 인해 지금은 경제공동체의 단계에 접어들었고, 구미와 포항도 점차 접근성이 확대되면서 시민들 사이의 교류가 날로 확대되고 있다.

대구포 발전축에서 구미는 항상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역할을 담당했다. 구미시와 대구경북연구원 등의 추정에 따르면 구미로 출퇴근하는 대구 시민들이 적어도 5만 명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대구시민들은 거의 구미에서 물품을 구매할 일이 없지만 다수의 구미시민들은 대구로 가서 즐겨 대구의 구매자가 되고 있다. 구미와 포항 사이도 마찬가지다. 포항 시민들은 구미로 올 일이 별로 없지만 구미시민들은 즐겨 포항으로 가서 해산물이나 과메기를 구매하거나 휴식을 즐기곤 한다.

구미의 불황이 대구의 경제를 멍들게 할 정도로 대구와 구미는 경제공동체이다. 구미는 대구보다 낙동강의 상류에 위치하고 대구는 구미보다 낙동강의 약간 하류에 위치한다. 이런 이유로 지난 9년 동안 분쟁의 원인제공자이면서도 항상 피해자처럼 행동하면서 구미에 대한 정치적 공세를 계속해 왔다. 정말 그럴까.

도시는 도시마다 특장(特長)이 있다. 구미에 비해 약간 하류에 위치한 대구는 삼남(三南)의 교통요충에 위치하고 있어서 예로부터 조선 3대 장시(場市)의 하나였고, 약령시를 통해 전국 약재의 최대 집산지가 됐다.

일찍이 경상감영이 대구에 위치, 근대사회에 진입하면서부터 대구는 경북의 교육과 문화, 예술, 언론의 명실상부한 중심이 되었다. 유력 대학의 대부분이 대구와 대구의 근교에 위치해 있고, KBS, MBC, TBC 등 방송사와 유력 신문들이 모두 대구에 본사를 두고 있다.

반면 구미는 어떤가. 인재와 학문의 고장이기는 하였지만 1960년대 까지만 하여도 경북에서 중간에도 못 미치는 가난한 빈촌이었다. 1970년대 들어 구미공단 건설로 말미암아 겨우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곳이 바로 구미였다.

뿐인가 구미를 대변할 일간신문 하나 없는 실정이다. 대구취수원 이전을 둘러싼 분쟁에서 구미가 불리한 조건에서 대구의 공세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도 구미를 대변할 언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였던 것도 큰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최근의 정세 변화를 살펴보면 대구시의 공세뿐만 아니라 그동안 구미시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던 경북도도 입장을 선회했기 때문이다. 또한 국무조정실과 중앙정부, 집권여당의 TK특별위원회도 구미의 선택을 은근히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지방분권운동 구미본부는 취수원 문제를 둘러싼 분쟁에 대한 구미시의 입장을 명확히 정할 시기가 되었다고 판단한다. 이제는 ‘영구 반대’와 ‘협상을 통한 해법 모색’ 가운데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

대구·구미 경제 위기다. 정치 놀음 그만하고 대구·구미 경제공동체 해치는 대구취수원 구미이전 문제 이젠 끝내자.

/김종길 지방분권화운동 구미본부 상임대표

[신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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