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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17조원 배상 합의 ‘폭스바겐’ 잊었나
현대·기아차, 17조원 배상 합의 ‘폭스바겐’ 잊었나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8.12.17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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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결함 관련 “8명에 불과하고 소송이 일상화된 문화”
안일한 대응에 CEO까지 나서 사과한 도요타…“이제 시작일 수도”
(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미국에서 엔진 결함 관련 집단소송이 제기된 현대·기아자동차가 일부 소비자 문제로 일축했지만 집단소송 성격상 가볍게 볼 성격이 아니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dpa통신은 14일(현지시간) 법률회사 헤이건스 버먼을 인용해 현대·기아차 고객들이 엔진 결함으로 인한 심각한 화재 위험에 노출됐다는 집단소송을 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8명 정도에 불과한 일부 고객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은 수많은 로펌 통해 다양한 이슈에 대한 소송이 수시로 이뤄지고 수개월에서 수년 정도 걸리는 집단소송 요청 검토가 이뤄진 후에나 집단소송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의 집단소송제는 피해를 본 소비자 중 한 명이라도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다면 전체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대표소송제의 특징을 갖는다. 단 한 명의 소비자라도 재판을 통해 피해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소송을 제기한 소비자와 동일한 제품을 가진 전체 소비자에게 손해 배상이 확대되는 것이다.

헤이건스 버먼이 주장한 현대·기아차의 결함 차량이 290만대인 점을 고려할 때 집단 소송 승소 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또 현대·기아차의 올해 3분기 ‘어닝쇼크’가 리콜 비용의 증가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집단 소송의 의미가 적지 않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3분기 7800억원의 품질비용 가운데 절반 이상이 리콜 관련 비용이었다. 나머지 금액도 리콜에 선제대응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전문가는 이번 소송에 대한 의미가 적지 않으며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미국 정부가 현대·기아차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으며 △집단소송을 시작으로 문제가 커질 수 있고 △과거 폭스바겐과 도요타 사례가 있었다는 점을 들었다. 디젤게이트를 겪었던 폭스바겐은 2016년 미국에서 집단소송을 당해 경유차 소비자 피해 배상액으로 147억달러, 한화 17조4000억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물론 미국은 집단소송제가 있어 문제가 약간만 있어도 소송을 제기한다”면서도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대표적인 시장인데다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되는 국가다 보니 (소송 제기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가장 중요한 건 미국 정부가 (현대·기아차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느냐다”라며 “미국은 굉장히 배타적인 시장이고 자국의 빅3 업체(GM·포드·피아트크라이슬러)를 빼고 언제든지 표적이 될 수 있으며 단순하게 소수의 인원이 집단소송에 나섰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소송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눈 여겨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기아차가 과거 리콜 문제에 대해 ‘버티기 전략’을 해 왔던 사례를 고려하면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국내에서 정부의 리콜 권고를 수용하지 않아 강제리콜을 당했다. 또 지난달에는 미국 상원 상무위원회가 현대·기아차의 엔진 화재 문제에 대한 청문회가 연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 비영리 소비자단체인 자동차안전센터(CAS) 현대·기아차 CEO들의 증인 출석 거부로 연기됐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도요타 자동차 사장이 리콜 사태와 관련해 지난 2010년 미국 연방 하원 청문회에서 공개 사과한 점을 사례로 들며 “(도요타가) 일 자체를 너무 느슨하게 봤고 이 정도면 간단하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다가 일이 너무 커진 다음에 CEO까지 나서서 사과한 것이다”며 “지금 현대·기아차의 여러 문제가 누적돼 있는 상황에서 소홀히 다룰 문제가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ele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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