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서부발전 사과문 '논평'
태안화력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서부발전 사과문 '논평'
  • 이영채 기자
  • 승인 2018.12.17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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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대책위, 청와대 앞에서 입장 및 향후 계획 발표 기자회견도
(사진=전국공공운수노조)
'태안화력 고(故) 김용군님 2차 촛불추모제' 안내 포스터. (자료=전국공공운수노조)

한국서부발전이 고 김용균 노동자 사고 5일 만에 사과문을 내고 언론 수습에 나섰으나 사과문에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전국공공운수노조가 논평을 내고 잘못부터 인정하라고 일갈했다.

17일 전국공공운수노는 논평을 통해 "사장도, 회사 명의도 아닌 ‘임직원 일동’으로 나온 이 글은 어디에도 공개되지 않았다. 출입처 기자들 메일로 전송됐을 뿐"이라며 "대책위와 유가족은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해왔으나 한국서부발전은 이를 묵살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와의 논의도 없고, 사과의 주체도 없이 일방적으로 언론에 발표한 사과문, 진정성 없는 한국서부발전의 ‘언론플레이’가 또 다시 유가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고 성토했다.

앞서 한국서부발전은 지난 16일 사과문을 통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조사협조와 결과에 따른 책임 △사업장 개선 △정부방침 이행 △유가족과 동료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며, ‘환골탈태의 자세로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전국공공운수노조는 "사과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것"이라며 "서부발전은 딱 열 문장으로 구성된 사과문에서 자신의 잘못을 한가지도 밝히지 않고 몇가지만 짚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고 전, 서부발전은 비용 3억원을 이유로 28차례에 걸친 설비개선 요구를 묵살했다"며 "사고 이후에는 업무지시에 대한 거짓 진술, 사고시간 조작 의혹, 작업중지 명령에도 재개 지시, 노동자들에 대한 협박 등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 고 김용균님 부모님은 '당신 자식이었어도 이렇게 위험한 곳에서 일하게 했을겁니까'라고 절규했다. 서부발전은 이 질문부터 답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를 비롯한 노동조합과 노동단체, 민중단체, 시민단체, 종교계 등 88개 단체가 참여해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가 공식 출범했다.

대책위는 17일 오후 2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유가족과 함께 시민대책위원회의 기본입장과 향후 활동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12월말까지 안전사회 만들기 토론회(19일), 청년 단위 추모의 날(19일), 1100만 비정규직 촛불 참가(21일), 1차 범국민 추모제(22일) 개최하는 등 억울한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에 대한 추모와 김용균의 뜻을 모아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태안/이영채 기자

esc133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