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불확실성 못 잡으면 기업투자도 없다”
“대외 불확실성 못 잡으면 기업투자도 없다”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12.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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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기업 설비투자 –6.6%…2008년 –7.0% 이후 최대폭 감소
미국 年 5%대 증가율…독일·일본도 연간 2% 이상 꾸준히 증가
경제성장률 둔화로 이어져…보호무역주의 기조도 기업투자 ‘발목’ 
(사진=산업연구원)
(사진=산업연구원)

내년 기업들의 투자를 증가시키기 위해선 무엇보다 대외 불확실성을 확실히 잠재울 필요가 있다.

16일 산업연구원의 ‘최근 설비투자 부진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민계정상의 총고정투자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지난해 3분기 대비 올해 3분기 6.6% 감소하며 2008년 –7.0% 이후 가장 큰 낙차폭을 보였다. 반면 미국은 연 5%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일본과 독일은 연간 2%를 웃도는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우리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3분기 대비 올해 3분기 2%까지 떨어진 것도 사실상 설비투자가 2분기 –3.0%에서 3분기 –7.7%까지 줄어든 영향에 기인한다”며 “과거 경제성장률과 설비투자 증가율을 보면 설비투자가 감소하거나 둔화한 기간에는 경제성장률도 같이 하락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은 기업의 설비투자 감소 원인으로 글로벌 경기의 약세 지속을 우선으로 꼽았다. 전세계 산업생산 증가율을 보면 2018년 1분기 연 4% 수준에서 3분기 3%로 떨어졌고 글로벌 상품교역 증가율도 같은 기간 4%대에서 3%대로 진입했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보호무역 기조의 확산 영향이 반영돼 실물교역 활동이 다소 위축되고 있다”며 “특히 서비스업에 비해 제조업 체감경기의 약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 국가간 교역활동과 밀접하게 연계된 제조업 경기가 글로벌 교역 둔화 추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경우 글로벌 경기 흐름의 변화가 국내 기업들의 투자수요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산업연구원은 국내 설비투자 향방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 또한 대외 불확실성 해소 여부가 가장 클 것이라 밝혔다. 미·중 통상마찰 심화, 미국 등 선진국에서 시작된 금리 인상 기조 확산, 브렉시트 협상 결과, 중동 지역의 정정 불안 등 산적한 대외 불확실성 요소들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이와 함께 산업연구원은 대내적 요인으로 제조업 내수부진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제조업 생산량은 올해 1분기를 제외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3분기는 특히 제조업 내수부진이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또 지난해부터 설비투자 증가의 대부분이 반도체 업종에 집중되고 있어 업종간 불균형 구조가 심화되고 있는 점도 불안요소다. 국민계정상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 및 전자기기 업종의 설비투자 비중은 지난해 53.1%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은 반면 “자동차·조선 등 운송장비 업종은 투자부진이 상당 기간 이어지고 있는 점도 전체 투자감소에 일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연구원은 “운송장비 업종 등을 중심으로 산업구조조정과 국내 제조업 내 공급과잉 해소 여부가 기업들의 투자수요 회복과도 맞물려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며 “정부와 기업들이 이미 발표한 각종 투자관련 계획들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투자 회복으로 이어질지 주시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