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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가적 안전경보에도 '공항공사에는 낙하산'
[기자수첩] 국가적 안전경보에도 '공항공사에는 낙하산'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8.12.16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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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9개월간 빈 채로 방치됐던 한국공항공사 사장 자리가 지난 주말 채워졌다. 주인공은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안산시 단원구을 지역위원장으로 있던 손창완 사장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이번에도 어김없이 '낙하산 논란'이 들끓었다. 손 사장 이력과 공항공사 업무 사이에 특별한 연관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연결고리가 있다면 경찰 출신이라는 점.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으나, 공항공사 사장 자리에 경찰 출신 인사가 온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기자가 공사 안팎 관계자들에게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이유를 물었지만, 명확한 답은 없었다. "선례가 또 다른 사례를 만들었다"거나 "그냥 우연 아니겠느냐?"는 정도의 해석들이 있었다.

그나마 명분을 찾는다면 "공항 보안관련 업무는 좀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정도였다. 하지만 공항 보안 때문에 경찰 출신을 사장에 앉힌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럴 거면 차라리 항공 보안 전문가를 찾아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손 사장의 경우에도 현 정권과의 관계에 주목하는 것이 인사 의도를 이해하는 데 훨씬 쉬웠다.

손 사장은 지난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 경기 안산단원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당시 민주당의 유력한 대권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당원들의 선거 유세를 도왔다. 손 사장 유세장에도 직접 찾아가 '기호 2번'을 외쳤다.

또, 공항공사 상위기관인 국토교통부를 이끄는 김현미 장관은 손 사장과 같은 민주당 경기도당에 속해있다. 인사 절차에 따라 김 장관은 문 대통령에게 손 사장 임명을 제청했다.

야당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손 사장이 공항공사에서 이미지 메이킹을 한 후 내년 총선에 출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시기가 너무 빠른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이 관계자는 뭘 모르는 소리를 한다는 반응이었다. 낙하산 인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이정도로 노골적이다.

아쉽게도 손 사장과 공항공사를 온전히 업무적으로 연결짓는 이는 만나지 못했다. 사실 공기업에 낙하산은 전혀 새롭지 않은 일이다. 오히려 낙하산 인사가 아닐 때 뉴스거리가 되는 세상이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상황에서 공항공사에 낙하산 사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잇따른 안전사고로 국가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이다. KTX 탈선 후 민주당 정치인 출신 오영식 전 코레일 사장이 '자질 논란'을 겪으며, 스스로 물러난 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았다.

국민들이 이번 정부에 바란 것은 이런 구태(舊態)에 대한 확실한 개혁이다. 하지만 과거 정부나 이번 정부나 그냥 자기들끼리 이리 얽히고 저리 얽힌 정치인 집단일 뿐이었다.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인사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결과로 보여주겠다."

이미 수많은 결과를 봐왔기 때문에 안된다는 것인데, 낙하산들은 자기 PR도 참 뻔뻔하다.

cdh4508@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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