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 결실 맺었다…베트남, 스즈키컵 우승
'박항서 매직' 결실 맺었다…베트남, 스즈키컵 우승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8.12.1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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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1-0로 꺾어…2008년 이후 10년 만에 첫 우승
박 감독 "최고의 경기력…내 조국 대한민국도 사랑해달라"
15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의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승리해 우승한 베트남 대표선수들이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15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의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승리해 우승한 베트남 대표선수들이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박항서 매직'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서 베트남이 10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5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 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 대표팀을 1-0으로 승리했다.

지난 11일 말레이시아 원정 1차전에서 2-2로 비긴 베트남은 최종전적 1승1무, 1·2차전 합계 3-2로 우위를 점하면서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스즈키컵에서 베트남이 우승한 것은 2008년 대회 이후 10년 만이다.

이번 우승으로 베트남은 역대 스즈키컵에서 2차례 우승(2008년·2018년), 1차례 준우승(1998년), 2차례 3위(1996년·2002년)의 기록을 남기게 됐다.

특히 지난해 10월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올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첫 준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역대 첫 4강 진출에 이어 10년 만의 스즈키컵 우승까지 베트남의 축구 역사를 새롭게 써내며 '매직 퍼레이드'를 완성했다.

원정 1차전에서 2골을 넣은 베트남은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의해 이날 0-0 또는 1-1 무승부만 거둬도 우승을 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였다. 그러나 베트남은 시원한 승리를 따내며 멋지게 우승을 완성했다.

수비와 역습을 강조한 3-4-3 전술을 내세운 베트남은 경기 시작 6분 만에 터진 응우옌아이득의 선취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응우옌아인득은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응우옌 꽝하이의 크로스를 왼발 논스톱 발리슛으로 연결해 말레이시아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의 손을 맞고도 골문 안으로 들어갈 정도로 강력한 슈팅이었다.

일찌감치 골맛을 본 베트남은 전반 10분 문전에서 말레이시아의 무함마두 수마레가 시도한 힐킥이 왼쪽 골대를 살짝 빗나가면서 한숨을 돌렸다.

다시 재반격에 나선 베트남은 전반 16분 역습 상황에서 안둑이 찔러준 패스가 페널티지역으로 쇄도한 응우옌 후이웅에게 연결됐으나 수비벽에 막혀 슈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15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 베트남-말레이시아 결승 2차전에서 베트남 팬들이 베트남 국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하고 있다
15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 베트남-말레이시아 결승 2차전에서 베트남 팬들이 베트남 국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하고 있다

몇 차례 찬스를 골로 연결하지 못한 베트남은 1-0으로 전반을 마친 뒤 후반에는 오히려 말레이시아의 공세에 크게 밀렸다.

후반 5분 코너킥 상황에서 거의 실점이 될뻔한 슈팅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당반럼 골키퍼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또 후반 8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내준 프리킥 상황에서도 말레이시아 사파위 라시드의 킥을 당반럼이 펀칭으로 밀어냈다.

말레이시아의 공세를 힘겹게 막아낸 베트남은 후반 26분 공격수 판반득을 빼고 수비수 응우옌 퐁홍두이를 투입해 '선수비 후역습' 전술로 득점 지키기에 나섰다.

결국 끝까지 말레이시아에게 골을 내주지 않은 베트남은 후반 추가시간 4분까지 잘 버텨내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 감독은 우승이 확정된 후 이영진 코치, 스태프, 선수들과 포옹하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선수들은 헹가래로 박 감독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고, 경기장을 찾은 베트남 팬들은 박감독의 사진으로 만들어진 피켓과 모형을 들고 열띤 환호를 보냈다.

경기가 끝난 후 박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최근 두 달 동안 우리 선수들은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다"라며 "선수들과 코치들, 그리고 우리를 응원해주신 모든 베트남 국민들과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 감독은 이어 "저를 사랑해주시는 만큼, 내 조국 대한민국도 사랑해달라"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신아일보] 박고은 기자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