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민주당 의지 안 보여"… 李 "한국당 핑계만 대지 말라"
12월 임시국회 필요성엔 공감하나 처리현안 두고는 이견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편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한 지 13일로 8일차, 만 일주일을 맞았지만 협상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향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핵심으로 하는 선거제 개혁 약속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전날에 이어 13일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선거제 개혁을 촉구하는 야3당 합동 피켓시위를 이어갔다.
이날 단식 농성 8일째에 접어든 손 대표는 "민주당은 내년 1월 정개특위(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합의하고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하자고 하지만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정개특위가 아닌 여야 당대표 선에서의 확고한 결의임을 확인할 때 (단식농성에서) 물러서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한국당을 향해서는 "당론을 확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함께 단식 농성 중인 이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애초 민주당의 공약이었다"면서 "한국당 핑계만 대지 말고 집권정당으로서 한국당을 어떻게든 설득하겠다는 의지를 다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전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기본 방향에 동의하며 1월 중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합의, 2월 임시국회에서 최종의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야3당 주장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한국당과의 합의 도출을 시도해 보겠지만, 여의치 않으면 야3당과 민주당만이라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중심으로 한 선거법 개정에 대해 정치개혁특위를 가동해 논의를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당이 여야4당의 압박에 고립된 모습이긴 하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당내 의견 수렴 먼저'라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당이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는한 여야의 선거제 합의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야3당은 12월 임시국회에서 선거제 개편이 처리되길 촉구하고 있다.
야3당뿐 아니라 여야 모두 임시국회 필요성은 강조하나 민주당은 유치원3법을, 한국당은 채용비리 국정조사를 강조하는 등 처리해야할 현안을 두고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연말 막판 단 하루만 본회의를 열고 시급한 현안이나 무쟁점 법안만을 처리하는 '원포인트 국회'가 열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13일 "이제는 한국당이 응답해야 할 때"라며 "한국당은 주말까지 선거제 개혁에 대한 큰 기본원칙에 대한 입장을 제시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큰 논의의 출발점이라도 합의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라는 대원칙과 로드맵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통해 손학규, 이정미 대표가 단식을 풀고 다음 주부터 정개특위 논의가 속도를 낼 수 있게 힘을 합쳐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