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주거 빈곤 '심각'…9만여명, 컨테이너·비닐하우스 거주
아동 주거 빈곤 '심각'…9만여명, 컨테이너·비닐하우스 거주
  • 박정원 기자
  • 승인 2018.12.1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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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 주거 빈곤 실태' 연구결과 발표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국내 아동 약 9만여명이 컨테이너 비닐하우스 등의 비주택에서 살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13일 '아동 주거 빈곤의 실태와 주거 빈곤이 아동권리에 미치는 영향'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 주거 빈곤 아동은 총 94만여명으로 확인됐으며, 전체 아동 중 9.7%에 달했다.

아동 10명 중 1명은 최저주거기준에 못 미치는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 가운데 8만6000여명은 컨테이너, 비닐하우스, 고시텔 등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도별 주거빈곤아동은 서울이 23만383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경기 22만9619명, 인천 5만9368명, 경남 5만3357명, 부산 5만1357명 등의 순이었다. 

주거 빈곤이 가장 극심한 곳은 경기도 시흥시 정왕지구였다. 이곳에서는 아동·청소년 10명 중 7명(69.4%)이 빈곤한 거주 환경에서 살았다.

한편,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주거 빈곤이 아동의 보호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필수 설비가 부족한 비주택에서 생활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아동의 성추행 피해 경험이 늘었다.

이런 곳에서는 아동이 있는 가구만 따로 사용하는 화장실이나 목욕실이 없어 성추행 피해 확률이 늘 수 있다는 게 재단의 설명이다.

또 쪽방촌 같은 과밀 주거환경지역에서는 거주하는 기간이 길수록 가구원수당 식료품비는 줄었지만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인해 아동의 비만 지수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전문가들은 "저소득층 아이들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거기본법에 아동에 대한 지원을 명시하고, 최저주거 기준 집행력 강화하는 등 정부의 지원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jungwon9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