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사람들’ 구축…혁신·변화 꾀한 현대차그룹
‘정의선 사람들’ 구축…혁신·변화 꾀한 현대차그룹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8.12.1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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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산업 미래 먹거리 선점 위해 순혈주의 타파
정몽구 회장 보좌한 부회장들 2선으로 물러나
정 부회장 중심 그룹 내 빠른 의사결정 이뤄질 듯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12일 발표된 사장단 인사에서 ‘정의선 체제’를 구축했다. 이번 그룹 인사의 핵심은 ‘순혈주의 타파’, ‘세대교체’, ‘친정체제 구축’이다.

이번 인사의 무게 중심은 안정 보다 변화를 꾀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대자동차가 올해 3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하면서 그룹의 위기를 공격적 변화로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산업의 미래 먹거리인 친환경·자율주행차량 개발 등에 변화의 초점이 맞춰졌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순혈주의를 타파해 미래 차량의 핵심 기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현대·기아차 차량성능담당 사장의 신임 연구개발본부장 선임과 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장의 사장 승진이다.

알버트 비어만 신임 본부장은 BMW 고성능차 개발 총괄 책임자 출신이다. 지난 2014년 말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의 기술력 강화를 위해 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 첫 외국인 임원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영입했다. 비어만 본부장은 정 부회장이 평소 강조했던 ‘IT 기업 보다 더 IT 기업 같은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영조 사장은 삼성전자 출신으로 전략기술본부장을 맡으며 부사장을 역임해 왔다. 지 사장의 사장 승진은 영입 1년 만이다. 지 사장은 스마트 시티, 모빌리티, 로봇, 인공지능(AI) 등에서 핵심 과제를 수행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인사에서 주요 계열사 사장단에 50대 인사들을 포진시키면서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영조 사장을 비롯해 △공영운 전략기획담당 사장 △이건용 현대로템 부사장 △여수동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 법인 사장 △문대흥 현대오트론 신임 대표이사 △방창섭 현대케피코 신임 대표이사가 현재 모두 50대다.

그동안 정몽구 회장을 지켜오며 보좌 역할을 해 온 부회장들은 퇴진이나 계열사 이동을 하며 2선으로 물러섰다. 김용환 부회장은 현대제철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은 현대로템으로 이동했다. 정진행 현대차 전략기획담당 사장은 현대걸설 부회장으로 올겼다. 양웅철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담당 부회장과 연구개발본부장을 맡던 권문식 부회장은 고문에 위촉되면서 한 걸음 물러났다.

특히 김용환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최측근이자 그룹의 2인자로 알려져 현대차그룹 세대교체의 대표적 인사라는 평가다. 현대·기아차 디자인최고책임자(CDO)인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등 현대차그룹의 외국인 임원들도 대부분 정 부회장의 측근들로 채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이번 인사를 통해 정 부회장을 중심으로 빠른 의사결정과 체계를 갖추고 미래 혁신을 꾀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자율경영과 외부개방을 통해 변화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