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대 상장기업, 2012년 이후 성장 멈췄다
1000대 상장기업, 2012년 이후 성장 멈췄다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12.1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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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CXO연구소 조사…지난 7년 간 매출 1400조원대 못 벗어나
한경연 “상장사 절반 1~3분기 매출액 줄어…60%는 영업익 감소”
(사진=한국CXO연구소)
(사진=한국CXO연구소)

정부가 올해 대북 이슈에 이어 내년 경제를 챙기겠다고 밝혔지만 우리 기업 성장세는 이미 7년간 정체된 상태다. 경제를 이끌고 있는 상장기업의 내실은 차치하더라도 외형적 성장도 멈춰있다.

13일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1996년 당시 1000대 상장사의 매출액은 392조원, IMF 외환위기 시에는 452조원이었다. 1000대 상장사 매출액은 외환위기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하며 1998년 10.8%, 1999년 7.3%, 2000년 17.6%, 2001년 5.0% 증가하며 663조원까지 늘었다.

이어 2008년에는 매출액 1000조원 시대를 열었으며 2011년에는 1400조원을 넘어섰다. 

문제는 최근 7년간이다. 2012년 1482조원을 기록하며 1500조원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2013년 1445조원, 2014년 1450조원, 2015년 1411조원, 2016년 1407조원으로 지속적인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492조원으로 2012년 기록을 5년만에 넘어섰지만 이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의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39조원, SK하이닉스는 30조원을 기록했다. 두 업체 매출액은 2016년 대비 각각 38조원과 13조원가량 늘었다. 이를 제외하면 1000대 상장사 매출도 2012년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

이에 대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국내 1000대 상장사는 수출 주도형 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이들 기업 매출 규모가 2011년 이후 7년 동안 1400조원대에 머물러 있는 것은 기존 산업 패러다임으로는 성장 엔진 동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한국경제연구소의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같은 날 발표된 한경연 조사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578개사 중 지난해 대비 매출액이 감소한 기업은 2015년 48.1%에서 2017년 32.5% 줄었지만 올해 3분기까지 누적 46.4%로 늘었다. 

영업이익 감소 기업도 2013년 50.7%에서 2016년 41.2%로 줄어 개선되는 듯 했지만 올해 1~3분기 들어 다시 59.5%까지 치솟았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한 기업은 지난해 146개사에 비해 209개사로 1.4배 증가했다.

업종별로 봐도 전기·전자 업종은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51.6% 증가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2개사를 제외하면 47.3% 감소했다. 매출액 상위 5개 업종 중 전기·전자를 제외한 화학과 운수장비는 각각 9.4%, 70.4%, 전기·가스는 적자로 전환했다.

또 2013년 17.5%였던 적자기업 비중은 2016년 13.3%까지 감소했다가 올해 1~3분기 다시 20.1%까지 늘어났다. 2년 연속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기업 비중도 같은 기간 6.6%에서 9.7%까지 높아졌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