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높은 총수일가 지분 앞세워 계열사에 부당한 영향력
두산그룹 높은 총수일가 지분 앞세워 계열사에 부당한 영향력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12.1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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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투표제' 도입 상장 계열사 '0’…수직적 지주사 체제 下 효과 발휘
26.6% 한진칼 지분으로 0.01% 대한항공 지배한 한진일가 떠올라
(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두산그룹이 여느 그룹보다 높은 지주사 지분율을 통해 계열사들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액주주를 위한 집중투표제를 도입한 계열사가 없어 더욱 효과를 내고 있다.

12일 대신지배구조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주회사인 ㈜두산의 내부지분율은 70.71%다. 이는 그룹 소속 상장기업 평균 내부지분율 49.8%과도 차이가 크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지주사 내부지분율 중 친족 지분율이 43.55%로 국내 10대 그룹 평균 지분율 1.67%와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지난 9월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친족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48.52%며 이중 가장 높은 지분을 가진 사람은 박정원 회장으로 지분율은 6.96%에 그치고 있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4.04% 박용곤 명예회장 1.51% 등 총수일가 친인척들이 소수의 지분을 나눠가지고 있다.

두산그룹의 총수일가 지분율은 지주사에 집중돼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주사와 달리 그룹의 다른 상장 계열사들은 계열사 등에 의한 내부지분이 46.61%며 총수일가 지분율은 1.74%에 불과하다. 이는 10대그룹 친인척들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평균 지분율 1.67%와 유사한 수준이다.

하지만 수직적 구조의 지주사 체제에서 높은 지주사 지분율은 나머지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으로 이어진다. 예를들어 올해 대표적인 오너리스크를 겪었던 한진그룹의 경우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는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28.96%를 보유해 대주주이지만 대한항공 지분은 0.01%였다. 하지만 한진칼이 대한항공 지분 29.96%를 보유함에 따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이런 총수일가의 영향력은 집중투표제의 부재로 더 힘을 발휘한다. 집중투표제는 이사진 선임 시 주주총회에서 1주 1표를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선임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보고서에 따르면 두산그룹 내 상장회사 중 집중투표제를 도입한 곳은 한 곳도 없다. 두산밥캣과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중공업이 전자투표제와 서면투표제를 도입하고 있으며 지주사인 두산과 두산건설은 서면투표제만 도입한 상태다.

이에 대해 연구소는 “국내 10대 그룹과 26대 그룹의 집중투표제 평균 도입 비중이 각각 23.3%, 28.6%인 점을 고려하면 두산그룹 내 집중투표제를 도입한 곳은 비상장 계열사 2개사에 불과해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