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참된 헌신! 참된 봉사! 그 답을 찾다
[독자투고] 참된 헌신! 참된 봉사! 그 답을 찾다
  • 신아일보
  • 승인 2018.12.1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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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웅 동두천시 송내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박동웅 동두천시 송내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지난 2월, 감사하게도 마흔이라는 늦은 나이에 공무원으로 임용되면서 ‘늦게 시작한 만큼 젊은 동기들보다 더 열심히 시민에게 봉사하는 친절한 공무원이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길면 길고, 짧다고 하면 짧을 10개월간의 새내기 공무원의 삶은 처음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바쁘게 지나갔다. 또한, 매일 반복되는 민원과 전화 응대, 접수된 민원처리를 하다보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하루가 지나가 있었고, 임용 때 품었던 친절한 대민봉사 공무원에 대한 마음은 바쁜 업무 가운데 잊혀질 때가 많았다.

그러던 중 지난 11월 말 2주 동안 다녀온 2018년도 23기 신규 공직자 교육은 처음 공직자가 되면서 다짐했던 각오들이 조금씩 희미해져가던 나에게 공무원으로서의 자세를 다잡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

좋은 공직자가 되기 위해서는 소신을 가지고 일을 끝까지 완수하는 책임감,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투명성, 행정절차의 공정성 등의 올바른 공직관을 지녀야 하며, 애국심, 민주성, 다양성을 지닌 국가관과 청렴성, 공익성, 도덕성을 포괄하는 윤리관을 함양해야 함을 마음에 새길 수 있었다.

공무원 헌장에는 ‘국가에 헌신하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무원’이라는 내용이 있다. 공무원 임용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면접시험을 준비할 때는, 공무원 헌장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기 보다는 정확하게 암기해서 면접시험에 합격해야한다는 부담감만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번 신규공직자 교육과정에서 전문 강사의 특강, 현장 체험, 모둠 활동 등 다양한 경험들이 내가 공직자로서 지녀야 할 가치관과 삶의 방향성 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했고, 앞으로 내가 살아야 할 삶의 방향을 잡는 계기가 됐다.

교육 일정 중 내가 하는 일을 한 단어로 표현해 보는 시간이 있었고, 나눠준 종이에 “나의 일은 행복 제조기이다. 왜냐하면 내가 민원인에게 친절을 베풀면 나도 그들도 모두 행복해지기 때문이다”라고 적었다. 사실 나는 무뚝뚝한 편이라 칭찬, 호응, 격려와 같은 긍정적인 의사 표현에 인색하다. 그러나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변화된 내 모습에 내가 깜짝 놀라곤 한다.

나는 하루 평균 50명~70명의 민원인을 대하고 있다. 다양한 욕구를 가진 민원인을 대하다 보면 소통이 즐거울 때도 있지만 어려움을 느낄 때도 종종 있다.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화를 내거나, 원하는 민원 처리를 했는데 그게 아니라며 소리를 지르거나, 치매 어르신이 너는 왜 자꾸 내 통장에서 돈을 빼가냐고 역정을 내시거나, 시행되지 않은 인터넷 기사를 보여주며 너는 왜 모르냐, 너무 불친절하다, 업무 숙지를 제대로 했냐고 비아냥거리는 얘기에, 머리로는 이해되지 않고 가슴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감정노동 상황에도 부정적인 감정을 억제하고 민원인들에게 웃음을 지어주는 행동들, 이런 것들이 바로 헌신이며 봉사가 아닐까...

사회복지 민원창구에서 근무하면서 특히 노인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분들을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로 생각하고 응대했을 때, “너무 친절하게 대해 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비록 내가 감정노동자이기는 하나, 나를 찾아온 민원인들을 나의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응대할 때 진정한 친절과 따뜻한 마음이 나오는 것이다.

나는 앞으로도 공무원으로서 ‘헌신, 봉사’ 이런 것들을 거창하게 감당할 자신은 없다. 다만, 주어진 일에 책임을 다하고, 내가 만나는 시민들을 나의 가족 나의 친구라고 생각하고 마음속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친절과 따뜻한 마음으로 대한다면, 국가가, 국민이 원하는 공무원의 모습에 가까워질 것이며, 그 속에서 나도 행복을 느낄 것이라 생각한다.

/박동웅 동두천시 송내동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