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한 택시기사 유서 "카카오 불법 카풀 막아달라"
분신한 택시기사 유서 "카카오 불법 카풀 막아달라"
  • 박소연 기자
  • 승인 2018.12.1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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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대해 분신한 법인택시 기사의 유서 일부가 공개됐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4개 단체는 10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분신한 A(57)씨의 유서 일부분을 공개했다.

당초 A씨는 김희열 택시노조 한석교통노동조합 위원장에게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손석희 JTBC 사장을 향한 유서 2통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A씨는 이 대표에게 '민주당과 정부에 바란다'라는 제목의 유서에서 "카풀이 제지되는 날까지 나의 시신을 카카오 본사앞에 안치해주시기 바랍니다"고 적었다.

손 대표에게 전달한 '카풀!'이란 제목의 유서에서는 "카카오가 불법 카풀을 영업하려 한다. 근절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유서 공개 후 4개 단체는 "정부, 국회, 대기업이 택시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은 조합원의 사망을 접하면서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울분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택시 서민들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행위를 근절해달라고 했지만, 정부와 국회가 이를 방치했다"며 "오히려 공유 경제 육성이라는 미명 아래 불법을 합법화해 택시 죽이기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여당이 카풀 도입 저지에 강력히 나설 것을 촉구하며 카풀 영업 업체의 서비스 철회를 강력히 주장한다"며 "만약 카풀 서비스를 강행할 경우 100만 택시가족은 강력한 투쟁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럴 경우 모든 책임은 정부여당과 카풀 플랫폼 업체에 있다"면서 "(택시기사가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으니) 저희 4개 단체는 더욱 죽기 살기로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 경비대 앞 국회대로 자신의 택시 안에서 몸에 인화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질러 분신을 시도했다.

이후 A씨는 주변 경찰관·소방관의 구조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2시49분께 끝내 사망했다.

[신아일보] 박소연 기자

thdus524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