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반대' 분신 택시기사 끝내 사망…유서 2통 남겨
'카풀 반대' 분신 택시기사 끝내 사망…유서 2통 남겨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12.1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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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포경찰서 과학수사대원들이 사고 현장에서 경찰서로 견인된 최 씨의 택시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등포경찰서 과학수사대원들이 사고 현장에서 경찰서로 견인된 최 씨의 택시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항의하며 국회 인근에서 분신을 시도한 택시 기사가 끝내 숨졌다.

10일 오후 2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택시기사 최모(57)씨는 인화 물질을 몸에 뿌리고 스스로 불을 질러 분신을 시도했다.

최씨는 이날 오후 1시59분께 택시 조수석에 인화 물질을 싣고 운전하다, 경찰이 검문을 시도하자 도주하는 과정에서 택시 안에서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최씨는 주변인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이날 오후 2시49분 결국 사망했다.

최씨는 택시노조 대의원으로 카풀 반대운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인물 등에 따르면 이날 분신도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대해 시도했다.

최씨가 소속됐던 A교통 노동조합 관계자는 "오늘 아침 최씨에게 전화가 와서 카카오 카풀 서비스 때문에 여의도에서 분신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하기에 그러면 안 된다고 말렸다"며 "나중에 차하고 같이 분신하겠다는 전화가 다시 왔다"며 안타까워했다.

최씨는 김희열 택시노조 한석교통노동조합 위원장에게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손석희 JTBC 사장을 향한 유서 2통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유서는 유가족 동의가 있으면 공개될 예정이다.

강신표 택시노조 위원장은 "고인은 평소 성실하고 사회를 비관하는 사람도 아니었다"며 "이런 일(분신)이 있을 것이라고 예견했고 아까운 생명을 카카오 때문에 잃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경찰은 유족 등을 통해 자세한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여의도 주변 순찰을 강화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