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이임사가 작은 울림을 주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로 위기에 봉착한 한국경제를 이끌어야 할 경제 컨트롤타워로서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그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각종 경제지표는 악화했고 핵심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은 바람 잘 날 없이 공격을 받았다. 특히 중간부터 불거진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불화설은 야당의 공격은 물론 정부와 여권 내에서도 가십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34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는 그의 진심어린 메시지는 많은 생각하게 만들었다. 정치·경제적 상황보다는 경제 관료로서의 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그래서 그가 떠나며 말하고자 하는 진심이 가슴에 와 닿는다.
그는 지난 1년6개월간 우리 경제·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을 위한 경제패러다임 변화에 주력했다고 소회했다. 재임 중 가장 노심초사했던 것은 일자리 창출과 소득분배였는데, 일자리가 많이 늘지 못했고 소득분배가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리고 실직의 공포와 구직난에 맞닥뜨린 근로자와 청년,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자영업자, 나아지지 않는 경영성과에 늘 걱정을 달고 사는 기업인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고 고백했다.
김 부총리가 기획재정부를 떠나면서 남긴 당부의 메시지는 다시 한 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경제 관료와 공직자로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를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선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주는데 역정을 두라고 주문했다. 시장의 가장 큰 적인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시장은 스스로 사전 준비를 할 수 있고 투자, 고용은 물론 위험부담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공직자로서 지금의 상황을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알려주고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공직자로서 인기 없는 정책을 펼 수 있는 진정한 용기를 내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런 용기는 실력이 뒷받침 되는 자기중심이 서야 가능하고 논란과 비판이 있더라도 자기중심에서 나오는 소신을 펴라고 덧붙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앞서 국회청문회를 감안했을 때 경제정책의 큰 변화를 기대하기보다는 속도 조절과 지속가능한 실행력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측된다.
한 마디로 홍 부총리 또한 인기 없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이끌고 나가야 하고 그에 따른 용기와 소신이 절실해 보인다. 1기 경제팀보다 더 많은 시련이 닥쳐올 가능성이 크다. 내년은 올해보다 대내외적으로 시장 상황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팀이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로 불확실성을 해소해주길 기대해 본다.
[신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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