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단식 풀고 정개특위서 어느 정도 합의해야"
이정미 "할 생각 없어보여… 12월 안에 합의 나와야"
단식 중 취임 100일 맞은 손학규 "보장이 최종 목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이 10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7일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촉구 농성을 이어가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달래기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야3당의 농성장에 방문했다.
이해찬 대표는 "대화를 통해 선거법 개정을 하면 되는데 왜 단식을 하느냐"며 "단식을 풀고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하자"고 요청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선거제도 논의를 위해 임시국회를 바로 소집하자"고 제안하자 이 대표는 "우선 정개특위에서 어느 정도 합의를해야한다"고 답했다.
선거제 개혁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차원에서 논의될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단식농성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방문한 이 대표가 "단식을 풀 때부터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하자 손 대표는 "협상이 끝날 때까지 몸을 바치겠다"고 하면서 대화는 평행선을 그렸다.
단식농성 중인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선거제도 개혁은 국회의원 밥그릇 지키기이고, 예산은 국민 밥그릇 지키기'라는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SNS 글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민주당이 권역별 연동형 비례제를 말하지만 할 생각이 없다고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정미 대표는 "집권정당 안에서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면서 "12월 안에 합의안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해찬 대표는 "정의당은 비례성이 중요하고, 여당으로서는 전문성과 대표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합의안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나머지 기득권은 포기할 정도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동행한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이 "정개특위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정상화 해달라. 극단적인 대립으로는 합의안을 만들 수 없다"고 말해 이정미 대표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야 3당의 입장이 워낙 완강한 데다 민주당도 물러설 기세가 아니어서 양측의 냉기류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날 손 대표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선거제 개편을 싫어하기 때문에 협의가 원활하지 못한 것"이라며 "도농복합형 선거구제가 문제가 아니다. 꼼수를 부리지 말라"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제 (단식의) 최종 목표"라며 "3개 정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확실히 합의하고 구체적인 사안을 정개특위에서 의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단식으로 대통령제 직선제, 지방자치를 이뤘다"며 "민주주의를 위해 평생 살아온 제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 승자독식 양당제 폐단을 바로잡겠다"면서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아일보] 이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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