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널 잊어서 미안"…부상 선수에 비즈니스석 양보한 박항서
"아픈 널 잊어서 미안"…부상 선수에 비즈니스석 양보한 박항서
  • 박소연 기자
  • 승인 2018.12.0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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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선수에게 비즈니스석 양보하는 박항서. (사진=소하 캡처)
부상선수에게 비즈니스석 양보하는 박항서. (사진=소하 캡처)

베트남 축구의 새역사를 쓰고 있는 박항서 감독이 부상을 당한 선수에게 자신의 비즈니스석 자리를 양보한 사연이 알려져 훈훈함을 주고 있다.

베트남 매체 틴 모이는 8일(현지시간) "박항서 감독이 지난 7일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이 열리는 말레이시아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다 부상한 도 훙 중에게 자리를 양보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즈키컵 결승전 진출을 확정지은 박항서호는 지난 7일 오후 3시 30분 베트남 하노이에서 비행기를 타고 말레이시아로 떠났다.

박 감독은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선수단은 이코노믹석을 배정받았다.

비행기 이륙 후 1시간 가량이 지났을 때 돌연 박 감독은 이코노미석으로 와 도 훙 중 선수에게 자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필리핀과의 준결승 1차전 도중 등을 다친 도 훙 중의 상태가 걱정됐던 것. 도 홍 중은 부상으로 준결승 2차전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당시 박 감독은 "아직 3시간이나 더 이동해야 한다. 부상당한 널 편안한 자리에 앉혀야 하는데 깜빡했다. 미안하다"고 사과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 훙 중은 처음에는 박 감독의 제의를 정중히 거절했으나, 박 감독의 거듭된 제안에 그의 뜻을 수락했다.

자리를 바꿔 선수들이 있는 이코노미석으로 온 박 감독은 차가운 물병을 반 또안 선수의 볼에 대거나 띠엔 중 선수의 머리에 올리는 등 장난을 치며 비행했다.

박 감독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은 후 '아빠 리더십'을 선보이면서 베트남의 축구의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베트남은 스즈키컵 결승에 올라 2008년 우승 후 10년 만에 정상에 도전한다.

[신아일보] 박소연 기자

thdus524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