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노란 조끼' 시위에 마크롱 '백기'… 유류세 인상 철회
佛 '노란 조끼' 시위에 마크롱 '백기'… 유류세 인상 철회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8.12.0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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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불만 잠재울지는 미지수… 오는 8일 대규모 시위 예고
(사진=AP/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프랑스 전역에서 지난 3주간 진행된 유류세 인상 반대 시위인 이른바 ‘노란 조끼’ 시위에 대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인상을 철회했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5일 밤 긴급성명을 내고 마크롱 대통령과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가 내년에 탄소세(유류세) 인상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프랑스 환경부도 내년 1월1일부터 인상하려던 경유·휘발유·등유 등에 대한 유류세 인상 계획을 폐기했다.

'노란 조끼'는 시위를 촉발한 유류세 문제 외에 제반 서민경제 현안으로 의제를 확장하며 오는 8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바 있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전날 유류세 인상으로 촉발된 '노란 조끼'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폭력 사태로 번지자 내년 1월로 예정됐던 유류세 인상을 6개월 유예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대책이 오히려 서민들의 부담 완화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비난 여론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 되면서 진정은커녕 학생과 농민단체, 화물트럭 노조 들이 속속 가세했고 '노란 조끼' 시위가 더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마크롱이 부담을 느끼고 인상안 철회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이미 불만이 폭발한 프랑스 대중들에게 통할 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는 의견이 많다.

이미 마크롱의 지지율이 20%를 겨우 턱걸이한 상황에서 국회에서는 좌파 소수정당들이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 결의까지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 역시 서민층의 고충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권위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마크롱을 향해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8일 파리 등 전국에서 열리는 네 번째의 대규모 노란 조끼 주말집회에서는 폭력 사태가 또다시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시위도 폭력 사태로 번지면서 지난 주말 파리에서는 샹젤리제 주변 상점이 약탈당하고 다수 차량이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으로 불탔고, 개선문 외벽에는 낙서로 훼손되고 내부 전시공간이 파괴되는 피해를 보았다.

또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모두 4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하는 등 인명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엘리제궁은 극렬 시위대가 또다시 파리 중심가에서 과격 폭력시위를 주도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ls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