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국내 유입 시 ‘구제역’ 이상 타격
중국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국내 유입 시 ‘구제역’ 이상 타격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8.12.04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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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에 발병되는 제1종 가축전염병 ‘치사율 100%’
4일까지 중국 28개성 76건 발생…북경도 방역망 뚫려
발병원인 못 찾고 예방백신 없어…한국도 ‘위험지대’
중국에서 발병한 ASF 바이러스 확산이 지속되면서 국내 유입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사진=FAO)
중국에서 발병한 ASF 바이러스 확산이 지속되면서 국내 유입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사진=FAO)

아시아지역 처음으로 지난 8월 3일 중국 요녕성 선양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 발병이 확인됐다. 이후 4개월이 지났지만 중국에서 ASF 바이러스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중국 동물질병통제센터(China Animal Disease Control Center)·<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12월 4일 현재 중국 내 ASF 확진 판정은 한반도와 인접한 요녕성·길림성 등 28개성 76건(폐사축 누계 5242마리)에 이른다. 최근 수도인 북경에서도 ASF 바이러스 방역망이 뚫리면서 우리 정부와 축산업계는 ASF의 국내 유입 여부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에만 발병하는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일령에 관계없이 치사율이 100%에 가깝다. 야생맷돼지·진드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되지만, 돼지고기와 돼지고기 가공품, 오염된 남은 금식물의 급여 등 전파경로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로이터>는 보도를 통해 사람 간의 이동과 농기계 사용을 공유하거나 공기를 통한 감염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WHO(세계보건기구)·OIE(세계동물보건기구)에 따르면 돼지가 ASF에 감염됐을 경우 고열과 식욕부진,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는 보통 4~5일 내에 증상을 보이는데, 그간 모든 사례에서 감염 후 열흘 이내에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감염 후 41도 이상의 고열이 발생하면 생존일이 하루를 넘기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발병원인을 정확히 찾을 수 없는 것도 문제다. 중국의 ASF 발병에 대해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수석수의사 후안 루브로스(Juan Lubroth)는 “중국에서 발견된 ASF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돼지를 감염시킨 균주와 유사하지만 정확한 발병원인이나 연관성에 관한 결정적인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말한 바 있다. 

아직 국내에 ASF 바이러스가 발병된 사례는 없다. 다만 지난 8~9월 잇따라 인천공항과 제주공항에서 불법 반입된 축산가공품에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사례가 있었다. 중국에서 확산이 지속되고 중국과 우리 간의 인적·물적 교류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유입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다.

ASF 전문가이자 미국 캔자스주립대 교수인 위르겐리히(Jurgen Richt) 교수는 최근 미국 공영 라디오 매체 NPR에서 “중국의 ASF 발생은 인접국가인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충분하다. 야생맷돼지에 의한 전파 위험이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4일 오전 9시 현재 중국 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현황. (출처=농림축산식품부)
12월 4일 오전 9시 현재 중국 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현황. (출처=농림축산식품부)

이에 따라 정부와 생산자단체는 ASF의 국내 유입 차단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한돈협회 관계자는 “ASF는 예방 백신이 없다. 감염될 경우 지금으로서 발생농장뿐만 아니라 인근 농장까지 돼지를 살처분할 수밖에 없으며 국내에 유입 시 양돈산업이 구제역 이상의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양돈농가와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정기 소독과 함께 ASF 임상증상과 차단방역 교육·홍보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정부도 중국여행자·외국인근로자 대상의 국경검역 강화와 해외여행객의 불법 휴대축산물 사전 차단, 야생맷돼지 포획틀 지원 확대 등과 함께 일시이동중지(스탠드스틸) 대상 질병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을 포함하고, 긴급행동지침(SOP) 마련, ASF 예방 비상 행동수칙 발령 등의 조치를 취하며 ASF 유입 차단에 대응하고 있다.

[신아일보] 박성은 기자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