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野 조국 경질 요구'에 말 아끼는 靑… 엄호하는 與
[이슈분석] '野 조국 경질 요구'에 말 아끼는 靑… 엄호하는 與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12.0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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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무대응 일관하지만 내부선 노심초사 분위기 감지
여당 내 일부에서도 "먼저 사의 표해야" 압박 목소리
(자료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연합뉴스)

 

청와대 특별감찰반원들의 비위 논란과 관련, 조국 민정수석의 경질을 요구하는 야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말을 최대한 아끼며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대통령 해외 순방 중에 청와대 기강문란 해이가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며 "조국 수석은 자기 정치나 하려 하지 말고 자기 검증이나 철저히 하길 바란다. 문 대통령은 들어오는 데로 청와대 집안 단속부터 철저히 해주기 바란다"며 사실상 경질을 촉구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조 수석은 이미 장·차관급 인사검증에 실패했고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를 주도했다. 특히 이번 특별감찰관 비위는 민정수석실 산하 조직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조 수석을 경질해 청와대의 흐트러진 기강을 바로 잡아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최대한 말을 아끼며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국회에서 조 민정수석에 대한 사퇴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청와대의 입장이 있느냐'는 질문에 "제가 그 문제에 대해서는 답변드릴 위치에 있지 않다"고만 말했다.

이어 '여당이나 민주평화당 일부에서는 조 수석이 물러난다면 이는 촛불민심에 반하는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는 데 동의하는가'라는 질문도 나왔으나, 김 대변인은 "그 문제에 대해서 다시 한번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의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 감지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조 수석에 대한 경질론 공세가 계속될 경우,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귀국한 뒤 청와대 비서진의 쇄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적극 엄호하며 책임론 진화에 나섰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청와대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다. 이를 놓고 야당에서 조 수석에 대한 문책, 경질을 요구하는데 야당의 정치적인 행위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표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조 수석을 흔들지 말자"며 "(조 수석은) 권력을 놓고 정책과 업무에만 전념하며 비리 직원을 조치하고 있다. 최근 문제를 계기로 추후 더 단호한 검증과 단속으로 기강을 강화할 것으로 믿는다"며 조 수석을 옹호했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조 수석은 고심 끝에 문재인정부 첫 민정수석을 맡으며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겠지만 맞으며 가겠다'고 약속했다"며 "인내하며 묵묵하게 뚝심 있게 국민의 명령만을 기억하고 잘 따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여당 일부에서는 조 수석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조 수석이 책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먼저 사의를 표함으로써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드리는 게 비서 된 자로서 올바른 처신"이라고 말했다.

여당에서 조 수석에 대한 사퇴압박이 공개적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시작으로 여당 내에서 조 수석의 사퇴 압박이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