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90%가 가입 후 방치…분산투자 미흡
퇴직연금 90%가 가입 후 방치…분산투자 미흡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8.12.0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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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투자 교육 의무화하고 질적 규제해야”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우리나라 퇴직연금 가입자 10명 중 9명이 퇴직연금 가입 후 연금 운용지시 변경을 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보험연구원은 2일 ‘한·일 퇴직연금의 운용행태 및 제도평가’ 보고서를 발표하고 우리나라 퇴직연금 가입자의 90.1%가 퇴직연금 운용지시 변경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보고서는 국내 가입자들이 분산투자에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가입자들은 평균 1.96개의 상품만을 운용하고 있으며 83.3%가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우리나라와 퇴직연금제도 유형이나 운용체계가 비슷한 일본에서는 전체 가입자의 64%가 가입 후 연금 운용지시를 변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일본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평균 18.7개의 상품을 운용하고 있으며 원리금 보장형에 가입한 비중은 55.2%로 집계됐다.

퇴직연금 제도는 비슷하지만 운용 방법 등에서 양국 가입자가 상반된 양상을 보이는 것은 투자 교육 경험의 차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퇴직연금 가입자 중 21.7%만이 운용 교육 경험이 있는 데 반해 일본에서는 70.6%의 가입자가 관련 교육을 이수했다.

투자 교육 경험과 함께 양국은 규제에 있어서도 다른 모습을 보인다.

우리나라에는 주식이나 후순위채와 같은 고위험 자산에는 연금을 투자하지 못하는 규제가 있다. 특히 위험자산에 일정비중 이상 투자하지 못하도록 못박아뒀다.

반면 일본의 경우 우리와 같은 양적 규제가 없어 가입자들이 연금을 비교적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류건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운용 규제 방식을 질적 규제로 전환해 가입자의 자산운용 재량권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가입자에 대한 투자 교육을 의무화하는 한편 퇴직연금 특성에 맞는 장기 자산 배분이 이뤄지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