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결국 현대차 노조 ‘山’ 못넘나
광주형 일자리 결국 현대차 노조 ‘山’ 못넘나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8.12.0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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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입장차에 데드라인 2일 넘기고도 협상 진전 없어
이용섭 광주시장 현대차울산공장 찾아 대승적 결단 호소
예산안 처리 일정 넘겨 연말까지 노동계 설득 지속할 듯
지난달 30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사진 왼쪽)이 하부영 현대차 노조위원장과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0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사진 왼쪽)이 하부영 현대차 노조위원장과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용섭 광주시장이 ‘광주형 일자리’의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 현대자동차 협상과 노조 설득이라는 투트랙 전략에 나섰지만 성과는 없었다. 

당초 광주시는 내년도 국회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인 2일까지 협상을 마무리 지으려 했다. 하지만 예산안 처리가 오는 7일까지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 숨 돌리게 됐다.

시는 우선 오는 7일 이전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지만 예산안 일정을 넘기더라도 올해 연말까지 협상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현대차는 물론 반발이 거센 노조 설득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시는 지난달 27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중심으로 한 지역 노동계로부터 현대차와 협상에 대해 전권을 위임 받았다. 이후 현대차에 제시할 협상안을 다시 만들어 새로운 내용으로 협의에 나설 방침을 내세우며 협상 진전에 힘을 얻었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의 사업 추진 반대는 걸림돌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 시장은 30일 김동찬 광주시의회 의장, 이병훈 문화경제부시장, 황현택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박남언 일자리경제실장, 이상배 전략산업국장 등 수행단 10여명과 함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찾았다. 

이 시장 일행은 현대차 노동조합을 찾아 하부영 전국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과 노조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광주형 일자리 사업 성공을 위해 현대차 노조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앞서 노조 측은 공개 좌담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광주시가 이를 거부하면서 한때 대화가 불발될 위기에 놓였다. 이후 양측이 간담회 형식의 대화를 진행하게 되면서 서로의 입장을 들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양측은 이날 30분 간 진행된 대화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 시장은 “광주형 일자리는 기존 일자리를 빼앗거나 노동자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사업이 결코 아니다”며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물론 현재 있는 일자리의 지속성을 높이고 노동자들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이 시장은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일할 곳이 없어 고통 받고 좌절하는 광주 청년의 희망이고 한국경제가 직면해 있는 저성장, 양극화, 저출산 등 사회 전반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혁신모델이다”며 현대차 노조의 대승적 결단을 호소했다.

하부영 지부장은 “광주시민의 염원과 바람을 폄훼하거나 왜곡하려는 것은 전혀 아니다”며 “자동차 산업이 위기를 맞이하면서 울산 또한 사람들이 떠나고 아파트 값이 급격히 하락하는 등 경제 파탄의 위기로 치닫고 있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보다 기존 일자리를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하 지부장은 “광주시민의 염원을 알고 있지만 울산이 광주보다 실업률이 더 높고 조선업 위기 등으로 더 어렵다”면서 “광주형 일자리는 실패 가능성이 높은 만큼 노·사·민·정이 함께 시간을 갖고 심사숙고할 사안이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광주형 일자리는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가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값싸고 좋은 제품을 생산해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면서 “울산도 지역특성에 맞는 울산형 일자리 모델을 추진하면 광주가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중앙정부의 지원도 건의하겠다”고 답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