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서비스 1년…농협택배 농가 실익은?
택배서비스 1년…농협택배 농가 실익은?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8.12.0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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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로 특화 지난해 10월16일 서비스…취급물량 700만건 돌파
20㎏ 기준 건당 3800원…시중대비 30% 저렴해 농가소득 개선 효과
직·간접 편익효과 1000억원 추산되나 도시농협 저조한 참여는 숙제
11월 28일 서울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농협택배 출범 1주년 기념식’ 현장. (사진=농협)
11월 28일 서울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농협택배 출범 1주년 기념식’ 현장. (사진=농협)

모바일과 인터넷, 홈쇼핑을 통해 농산물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농산물을 전문으로 하는 택배사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10여 년 전부터 있어 왔다. 그러나 타 상품군보다 무게가 무겁고 도시지역보다 운송 등 유통망이 열악한 농촌 특성상 물류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농업인 입장에서는 생산비에 물류비용까지 더해지니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많이 거래할수록 오히려 이윤이 떨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농업인의 택배 거래 불편을 해소하고, 농축산물 판매 확대를 위한 특화된 택배 배송망을 구축하기 위해 농협의 ‘완충’ 역할이 필요하다는 농업계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있었다.

그 결과, 범농협 계열사인 농협물류(대표이사 김문규)가 지난해 10월 16일 농산물 택배 서비스를 개시했고 1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농협물류의 택배사업은 농업인에게 어떤 실익을 가져다주고 있을까?

농협택배 직·간접 편익효과 1000억원 예상
2일 농협물류에 따르면 택배사업 개시 후 전국의 농·축협과 하나로마트를 비롯한 범농협 계열사의 적극적인 참여로 11월 28일 기준 택배 취급점은 2360개소에 이른다. 취급점은 전국의 농·축협지점과 주유소, 자재판매장, 하나로마트 등이다. 취급물량은 1년 새 775만건을 돌파했다.

농업인 입장에서 체감도가 가장 큰 것은 저렴해진 택배비용이다. 이전에는 건당 5000~8000원대로 부담이 컸다. 농협물류로 택배를 이용할 경우 20㎏ 이하인 모든 농산물은 3800원이 적용된다(도서지역은 제외). 시중 평균인 5300원보다 30%에 가까운 비용(1500원)을 절감할 수 있다.

박호근 농협물류 택배지원팀장은 “1년간 농협택배 취급물량을 700만건으로 잡을 경우 농민이 체감하는 직접적인 편익은 100억원 이상(700만건×1500원)이다. 여기에 연간 농축산물 택배물량 건수가 6000만건 정도인데, 농협택배로 인해 타 업체의 택배이용요금을 낮출 수 있는 간접적인 편익은 900억원 이상(6000만건×1500원)이다. 결국 직·간접적인 편익효과만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농협택배 서비스 흐름도. (자료=농협물류)
농협택배 서비스 흐름도. (자료=농협물류)

올 3월부터 고령농 대상 방문택배…11월까지 3000여건 서비스 제공
사실 농협은 농업인의 택배 이용 불편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신규 택배법인 설립과 인수합병(M&A)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에 따른 리스크와 택배업계의 반대로 사업 진출이 여의치 않았다. 고민 끝에 한진택배와 전략적 제휴 방식을 택했다.

농협택배의 흐름을 살펴보면 농업인(송하인)이 하나로마트 등 전국의 범농협 조직을 통해 택배를 접수한다. 그러면 농협물류와 용역계약을 맺은 한진택배는 농산물 집하와 배송을 맡는다. 농협물류는 한진택배로부터 집하요청과 배송정보를 제공받아 고객(수하인)에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체계다.

농업인 중심의 편리한 택배환경 조성은 농협택배의 근본 목적이다. 그 일환으로 고령 농업인 대상의 방문택배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박호근 팀장은 “농업인이 콜센터로 택배서비스를 요청하면, 택배기사가 요청 장소로 직접 방문해 택배를 접수한다. 농협 택배 취급점까지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고령농에게 반응이 좋을 수밖에 없다. 올 3월부터 방문택배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9개월간 3000여건의 방문택배 서비스를 제공했다. 비용은 건당 5000원으로 책정해 농업인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 지역 특성이나 상황에 맞춰 산지유통센터(APC)와 미곡종합처리장(RPC), 지역농협 공판장에서도 대량으로 택배를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역 농·축협 참여율은 50%, 도시농협은 20%
농협택배는 앞으로 전국 농·축협 매장을 비롯한 농협 계열사의 참여율을 더욱 끌어올려 더욱 많은 농업인에게 택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올 11월 현재 전국 9개도의 지역 농·축협의 농협택배 참여율은 약 50%인 반면에, 도시농협의 참여율은 20%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박 팀장은 “도시지역은 곳곳마다 편의점 택배 서비스가 갖춰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도시지역 농·축협의 참여율이 낮은 것”이라며 “앞으로 전국의 농협 사업장을 대상으로 농협택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11월 28일 서울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농협 택배사업 출범 1주년 기념식’에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전국을 누비며 지역 농·축협 대상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택배사업 활성화에 전사적인 노력을 다하겠다”며 “농협택배가 농업인의 든든한 지원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