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정비할 사람 없는데…LCC는 또 생긴다
비행기 정비할 사람 없는데…LCC는 또 생긴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8.12.0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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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곳 보유항공기 대한항공 추월…7번째 LCC 등장도
LCC업체 자체 정비 비중 20∼30% 수준…외부업체 위탁
결항·지연 등 안전문제 부상…인프라·인력 보강 등 시급
항공기를 정검하는 진에어 정비사 (사진=연합뉴스)
항공기를 정검하는 진에어 정비사 (사진=연합뉴스)

내년 국내 7번째 신규 저가항공사(LCC)의 탄생이 점쳐지면서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항공기 정비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초 국내에는 6개 LCC 업체가 경쟁해 오면서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 때문에 그동안 새로운 LCC 업체의 진입을 막아왔지만 업계에서는 내년 7번째 LCC 업체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에 기존 LCC 업체들은 항공기 도입 등으로 경쟁력을 높이려 한다. 특히 제주항공은 오는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미국 보잉사가 제작한 ‘737MAX’ 기종 항공기 50대를 들여오기로 하면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LCC 업체들은 내년에 총 25대의 신규 항공기를 도입해 163대로 늘릴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내년에 새로운 항공기 도입으로 화물기를 제외한 여객기 160대를 보유하겠다고 밝혔다. 여객 수송 면에서 대한항공 보다 LCC 업체들이 더 많은 항공기를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새로운 LCC 업체의 등장이 예상되면서 항공기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문제는 안전이다. 현재 국내 항공기 정비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항공기 보유가 느는 등 경쟁이 심화되면 승객 안전에 문제가 생기거나 운항 지연 등으로 불편이 뒤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각각 모기업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정비 지원을 받고 있다. 나머지 LCC 업체들은 자체 정비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 기준 2700여명을 정비사로 두고 90% 이상 자체 정비에 나서고 있지만 6곳 LCC 업체들 모두 합쳐도 1000여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자체 정비율도 20∼30% 정도에 그치고 있어 외부 업체에 정비를 맡기는 실정이다.

정비 인력도 모자란 상황이다.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국적 LCC 정비사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항공기 1대당 정비 인력은 △티웨이항공 14.3명 △이스타항공 12.7명 △제주항공 11.9명 △에어부산 8.9명 △진에어 7.1명 △에어서울 3.7명이다. 국토교통부가 항공기 1대당 정비인력 12명을 권고 기준으로 내세운 점을 감안하면 현재 LCC 업체 가운데 절반은 수준 미달이다.

이 의원이 인천국제공항으로부터 받은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전체 결항 건수에서 정비 문제로 인한 결항 비중이 지난 2010년 3.9%에서 2017년 17.4%까지 상승했다. 지난 8월까지는 14.1%를 기록해 증가 추세를 보였다.

LCC 업체들은 안전벨트, 산소공급 장치 등 안전장비에 대한 객실 결함을 미뤄오기도 했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항공사별 객실결함 정비이월 현황’에 따르면 LCC 업체 6곳 가운데 지난 2015∼2017년 간 객실결함이 총 1만6096건 나타났다. 이 가운데 4348건의 정비가 이월됐다. 정비 이월률이 27%에 이르는 건수다. 이는 대형항공사(FSC) 보다 9배 높은 수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항공업계 안전을 위한 전문 인력 양성 방안과 인프라 확충 없이 LCC 업체만 더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LCC만 늘어날 경우 한정된 인력으로 인해 서로 정비사만 뺏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자리 늘리기 등을 이유로 신규 LCC 면허 허가에만 신경 쓸 게 아니라 안전 인프라나 인력 보강 등에도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며 “인천국제공항에 전문 항공정비단지를 조성 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