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트렌드 엿보기] 로봇이 재배·수확하는 일본의 상추공장
[농업 트렌드 엿보기] 로봇이 재배·수확하는 일본의 상추공장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8.11.2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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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광다이오드 인공광에서 연간 상추 1100만포기 생산
로봇 재배·수확…온·습도와 병해충 등 자동 환경제어
해외 100여개 도시에 생산시스템 수출 계획
스프레드의 양상추 공장 내부. (사진=bloomberg)
스프레드의 양상추 공장 내부. (사진=bloomberg)

이상기후와 농업인구 감소로 농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물과 토지 사용을 최소화하는 수직농장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사람이 아닌 로봇이 재배·수확하는 일본의 상추공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환경제어를 통해 균일한 품질의 상추를 연간 1100만 포기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일본의 상추공장은 생산시스템을 해외 100여개 도시로 수출한다는 계획도 있다.

28일 일본의 <산케이비즈(Sankei Biz)>에 따르면 교토 소재의 ‘스프레드(スプレッド)’라는 업체가 교토 교외의 간사이 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화된 상추공장을 설립해 연내 출하를 개시할 예정이다.

‘테크노팜(Techno Farm)’으로 불리는 스프레드의 상추공장은 자연광이 아닌 발광다이오드(LED)의 인공광 아래 하루 기준 상추 3만 포기를 재배할 수 있다. 일반 노지나 하우스 시설과 달리 밀폐된 공간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병해충과 환경오염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상추의 빠른 생육에 적합한 온·습도와 일조량 등 환경제어가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상추 재배와 수확은 사람이 아닌 로봇이 한다.

스프레드의 상추공장은 자체 개발한 채소 생산시스템 ‘베지터블 팩토리(Vegetable Factory TM)’로 운영된다. 베지터블 팩토리는 2016년 미국의 에디슨 어워드(Edison Award)에서 수상한 바 있다.

에디슨 어워드는 세계적인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Thomas Edison)의 개척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87년부터 시작된 미국 산업분야의 권위 있는 상이다. 전 세계 신제품과 서비스 개발, 마케팅, 디자인 등의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우수한 제품·서비스를 매년 선정해 수여한다.

이나다 신지(稲田信二) 스프레드 사장은 “테크노팜은 연간 1100만 포기의 상추를 생산할 수 있고, 약 10억엔(한화 약 1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 우리의 생산 시스템을 적용하면 품질 좋은 채소를 기후에 영향 받지 않으면서도 무농약으로 재배할 수 있다. 일 년 내내 동일한 가격에 판매가 가능해 경쟁력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스프레드는 자체 개발한 생산시스템을 전 세계 100여개 이상 도시에 수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유명 수직농장 전문 업체인 ‘크롭원(Crop One Holdings)’과 아마존·소프트뱅크로부터 2억달러를 투자받은 미국의 농업 스타트업 ‘플렌티(Plenty)’ 등과 관련 시장을 두고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스프레드는 아랍에미리트(UAE)의 농업 기업과 업무협약을 맺고 생산시스템을 공급하기로 합의한 상황이다.  

이나다 사장은 “물 부족과 낮은 기온 등의 자연조건으로 채소 생산이 어려운 지역 위주로 진출할 계획”이라며 “전 세계 어디서나 우리 시스템을 통해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생산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