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을 배경으로 한 2012년 앤드류 스탠튼 감독의 영화 ‘존 카터 : 바숨 전쟁의 서막’은 개봉 당시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주인공인 존 카터가 시공간을 이동해 바숨으로 오게 되면서 시작되는 영화는 막연히 상상하던 화성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종족들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생생하게 보여줬다. 존 카터를 따르는 동물 ‘울라’도 섬뜩한 겉모습과는 달리 마치 강아지 마냥 귀여운 행동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구와의 중력 차이로 하늘 높이 뛰어오를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 주인공이 바숨 최고의 전사로 거듭난다는 설정도 재미있었다.
이렇듯 우주는 언제나 신비롭다. 허블망원경의 등장과 함께 우주 탐사 기술이 발전하면서 베일에 가려 있던 우주의 신비가 하나씩 벗겨지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27일 오전 4시54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호가 화성의 적도 인근 엘리시움 평원(Elysium Planitia)에 무사히 착륙했다. 인사이트호는 1976년 7월 인류 최초의 화성 착륙선인 ‘바이킹 1호(Viking 1)’ 이후 아홉 번째로 화성 착륙을 시도한 우주선으로, 착륙에 성공한 여덟 번째 우주선으로 기록되게 됐다. 인사이트호는 화성 지표면 탐사와 생명체의 흔적 찾기에 주력했던 이전의 우주선들과는 달리 화성 내부 탐사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런 탐사 목적에 걸맞게 인사이트라는 이름도 ‘지진조사, 측지, 열 수송 등을 이용한 내부 탐사(Interior Exploration Using Seismic Investigations, Geodesy and Heat Transport)’의 영문 앞글자에서 따왔다. 화성의 생성과정은 물론 수십억 년 동안의 변화 과정 등 이른바 ‘속살’이 드러날 날도 머지않은 듯하다. 인류의 화성 탐사 역사에 또 하나의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탐사 과정에서 지저의 생명체를 찾아낼지도 모를 일이다.
어린이날인 지난 5월5일 우주로 발사된 인사이트호는 206일이라는 긴 우주여행 끝에 목적지인 화성에 안착했다. 4억8000만㎞라는 머나먼 거리처럼 화성과 지구는 8분10초라는 시차도 존재한다. 우리가 환호하는 밤하늘의 별들은 이렇듯 과거의 별들이다. 그 가운데 멀게는 몇 억 광년 떨어진 별도 있다. 우리가 보는 그 별은 사실 몇 억 년 전의 존재로 어쩌면 이미 사멸했을 수도 있다. 이처럼 우주는 광대하다.
NASA는 인사이트호 발사에 8억1400만달러(한화 9200억원)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었다. 프랑스와 독일도 1억8000만달러(2035억원)를 각각 투자했다. 이렇듯 열강들은 우주를 자국의 영토로 선점하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도 이제 우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어린이날에 발사된 인사이트호를 보면서 보다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우주개발 분야에 뛰어들기를 바란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또 우주선을 보내 탐사를 시작하는 별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