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부석사 금동관음상 한·일 토론회…갈등해법 모색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상 한·일 토론회…갈등해법 모색
  • 이영채 기자
  • 승인 2018.11.27 14: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4일 부산 국제 라이온스클럽서
24일 '서산부석사금동관음상 제자리봉안을 위한 한·일연구자 토론회'에서 부석사 주지 원우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문화재환수국제연대)
24일 '서산부석사금동관음상 제자리봉안을 위한 한·일연구자 토론회'에서 부석사 주지 원우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문화재환수국제연대)

충남 서산 부석사에서 조성돼 일본 대마도로 반출됐다가 2012년 국내 절도범들이 국내로 밀반입한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상 관련 갈등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7일 불교신문에 따르면 서산부석사금동관세음보살제자리봉안위원회와 문화재환수국제연대는 지난 24일 부산 국제 라이온스클럽에서 ‘서산부석사금동관음상 제자리봉안을 위한 한·일연구자 토론회’를 개최했다.

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장과 히로세 유이치(廣瀨雄一) 전 부산여대 교수의 제안으로 마련된 이번 토론회는 한·일 연구자들이 문화재반환이 갖는 의미와 역할, 방향에 대한 관해 토론하며 상호간에 진지한 성찰과 방안이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 발표자 김문길 소장은 “일본문헌에 왜구가 1375년 9월과 1378년 9월에 서산에 침입한 사료가 있다”면서 “한국으로 돌아온 부석사관음상이 대전 법원에 허술하게 보관되어 있으니 빨리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산부석사금동관음상 제자리봉안을 위한 한·일연구자 토론회'에서 서산시의회 안효돈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문화재환수국제연대)
'서산부석사금동관음상 제자리봉안을 위한 한·일연구자 토론회'에서 서산시의회 안효돈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문화재환수국제연대)

일본 발표자 이가리시 아끼라(五十嵐彰) 도쿄도매장문화재센터 연구원은 “어떤 물건이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것은 단순히 빼앗긴 측(한국)의 존엄이 회복된다는 것만이 아니라 빼앗은 측(일본)의 존엄도 동시에 회복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문화재반환운동은 존엄복귀운동”이라고 발표했다.

양국 주제발표에 이어 한국 측에서는 부석사관음상 소송 대리인인 김병구 변호사, '서산부석사관음상의 눈물' 저자인 김경임 전 튀니지 대사가, 일본 측에서는 모리모토 가츠오(森本和男) 오사카 경제법과대 교수, 저널리스트 칸노 도모코(菅野朋子) 씨가 토론자로 열띤 논의를 펼쳤다.

모리모토 가츠오 교수는 “한국인과 일본인은 한반도 유래의 문화재에 대한 견해가 달라 이번 불상 문제에 투영됐다”며 “유럽처럼 전시문화재보호, 문화재반환의 개념, 윤리와 국제규범을 동아시아에서도 구축하자”고 해결방법을 제시했다.

칸노 도모코 기자는 “관음상이 왜 대마도에 있었는지 아무도 설명을 못하고 있으니 도난당한 장물은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24일 부산 국제 라이온스클럽에서 열린 ‘서산부석사금동관음상 제자리봉안을 위한 한·일연구자 토론회’ 모습.(사진=문화재환수국제연대)
24일 부산 국제 라이온스클럽에서 열린 ‘서산부석사금동관음상 제자리봉안을 위한 한·일연구자 토론회’ 모습.(사진=문화재환수국제연대)

김병구 변호사는 “관음상은 정상적으로 이운 양도가 아닌 약탈에 의한 것이란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소송 결과와 상관없이 한일관계국제법이 중요할 것이며 법률적 논쟁이 오늘 포럼처럼 한일간에 향후 건설적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김경임 전 튀니지 대사는 “일본 측에서 절도라고 본다면 우리 측에서 바라볼 때는 강도사건이다”며 “최근 고고학자들은 문화재 문제에 전면에 나서며 문화재가 어떠한 역사적인 차원에서 문명을 밝혀 줄 수 있는지를 봐야한다며 원래 장소로 반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토론회에는 부석사 주지 원우스님, 이상근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안효돈 서산시의원을 비롯해 서산부석사관음상봉안위원회, 문화재환수국제연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신아일보] 서산/이영채 기자

esc133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