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청와대 직원들의 공직기강 해이가 뭇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지난 23일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이달 10일에는 청와대 경호처 5급 경호원이 술집에서 시민을 폭행해 불구속 입건됐다. 앞서 지난 6월엔 조현옥 인사수석을 태운 관용차가 청와대 앞에서 신호위반으로 적발됐다.
이렇게 직원들의 잇단 사고는 결국 청와대가 정부출범 1년 반 만에 기강이 풀어질 대로 풀어졌다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하다.
특히 김 비서관의 음주운전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반응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될 수도 있다면서 초범일지라도 처벌을 강화하라고 지시한지 한 달여밖에 지나지 않아 더욱 놀랍다. 더욱이 대통령의 동선과 일정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핵심 비서관이라는 점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청와대는 김 비서관을 곧바로 면직 처리했고, 서울지방경찰청에서도 신속하게 수사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결국 임종석 비서실장은 26일 청와대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익숙함과 관성과는 단호하게 결별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무엇보다 경계하고 두려워해야 할 것은 익숙함”이라면서 “그런 상태로 관성이 이끄는 데로 가면 긴장감은 풀어지고 상상력은 좁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 실장은 대통령을 모시는 비서로서, 더 나아가 국민을 섬기는 공복이라며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국민께 폐가 되고 대통령에게 누가 될 수 있다고 경계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그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으며, 이 순간 사소한 잘못이 역사의 과오로 남을 수도 있다면서 더 엄격한 자세로 일해야 하며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옷깃을 여미자고 강조했다.
지금은 문재인 정부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 시기다.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탄핵시키고 새로 출범한 정부이기에 국민의 기대치도 어느 정부보다 높다.
문 대통령도 지난 1년 반의 시간을 적폐청산에 몰두했고 이제 생활적폐 청산까지 이야기 하는 단계다.
하지만 각종 경제 지표는 경고등을 켰고 여러 정책에서 호불호가 갈리면서 지지층도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장 재정확대를 위해 국내 경기 사이클을 선순환 시킬 마중물인 470조원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야당의 반대로 법정시한 안에 통과될지도 알 수 없다.
이제 한 달여 후면 새해를 맞이한다. 문재인 정부도 3년차에 들어가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익숙함에서 벗어나고 관대함은 좀 더 엄격하게 해야 할 시간이다. 단 통렬한 자기반성은 필수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