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가루 40%·생수 70%↑…대형마트의 ‘배신’
고춧가루 40%·생수 70%↑…대형마트의 ‘배신’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8.11.25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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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연합, PB상품 1544개 조사
81개 제품 전 조사 대비 5%이상 올라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3대 대형마트의 PB 브랜드. (사진=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3대 대형마트의 PB 브랜드. (사진=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價性比)를 쫓는 소비자가 늘면서 저렴한 가격에 합리적인 품질을 내세운 PB(Private Brand) 상품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국내 PB시장 규모는 2008년 3조6000억원에서 2013년 9조3000억원으로 5년 만에 2.5배 이상 성장했다. 2020년에는 1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유통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특히 대형유통업체를 중심으로 PB 상품군이 지속 확대되고 있는데 이마트의 ‘노브랜드(No Brand)’, 롯데마트의 ‘온리프라이스(Only Price)’, 홈플러스의 심플러스(simplus) 등이 그 예다. 많은 이들이 대형마트의 PB 상품이 저렴하다고 생각하지만, 고춧가루·생수 등 일부 품목들의 경우 약 9개월 사이에 가격이 크게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회장 김천주)은 지난해 6월과 올 3월 두 차례에 걸쳐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3대 대형마트의 PB 상품 1544개(이마트 768개·롯데마트 610개·홈플러스 166개)를 조사했는데, 이 중 전체 상품 수의 5% 가량인 81개 가격이 9개월 만에 올랐다고 25일 밝혔다.

조사기간 동안 이마트는 PB상품의 5.6%인 43개의 가격이 올랐다. 국산 고춧가루의 상승률이 가장 높은데, 44.4%가 인상됐다. 이어 수세미 23.4%, 참치류 19.7% 순이다.

롯데마트는 4.1%인 25개 PB 상품 가격이 상승했다. 이마트와 마찬가지로 국산 고춧가루의 인상률이 45.9%로 가장 높았다. 홈플러스는 166개 PB 상품 중 13개(7.6%)의 가격이 올랐는데 생수 제품인 ‘맑은 샘물’ 인상률이 73.3%로 상승 폭이 제일 컸다.

가격이 오른 대형마트 81개 PB상품 중 식품류가 52개(이마트 29개·롯데마트 15개·홈플러스 8개)로 비식품 품목(29개)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일부 PB 상품 가격 인상 폭은 생활필수품 평균 인상률보다 비교해도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홍종학·이하 중기부)는 올 1월부터 11월까지 3대 대형마트의 2년간 PB상품 거래를 직권 조사했는데, 그 결과 불완전 약정서 발급·부당감액 등의 사례를 최근 적발한 바 있다. 특히 3대 대형마트가 부당하게 제조업체의 납품대금을 깎은 경우는 864건이며, 금액은 9억6000만 원에 이르렀다.

[신아일보] 박성은 기자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