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차이니즈’ 꼬리표 안 떼 올림픽 출전명 그대로
대만, ‘차이니즈’ 꼬리표 안 떼 올림픽 출전명 그대로
  • 황보준엽 기자
  • 승인 2018.11.2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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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투표장에 들어서는 대만 국민들. (사진=연합뉴스)
국민투표장에 들어서는 대만 국민들. (사진=연합뉴스)

타이완(대만)이라는 명칭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에 출전하자는 대만의 국민투표가 부결되며 결국 ‘차이니즈 타이베이’라는 출전명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 났다. 다수의 대만인은 현상 유지 쪽을 택한 것이다.

25일 대만 중앙선거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지방선거와 함께 진행된 국민투표에서 '타이완 이름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데 동의하느냐'는 항목에 찬성한 이들은 476만여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25%인 493만명에 미치지 못했다. 대만의 국민투표는 전체 유권자의 25% 이상이 동의해야 통과된다.

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차이니스 타이베이’ 대신 ‘대만’이라는 명칭을 쓰기로 하면 참가를 못 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도 IOC는 대만 올림픽위원회에 참가명칭을 변경하면 올림픽에 나갈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세 차례나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대만 올림픽위원회는 최근 기자회견까지 열어 "감정적으로 투표하지 말라"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아울러 대만 유권자들이 올림픽 참가 명칭을 '대만'으로 바꾸면 선수들이 올림픽 출전권을 박탈당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점을 걱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차이니즈’ 꼬리표를 제거 여부를 결정하는 이번 투표는 사실상 대만 국민들에게 독립 의지를 묻는 성격이 강했다. 차이잉원 총통 집권 이후 지속해온 선명한 '탈중국화' 정책에 따른 대만인들의 피로감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6년 독립 지향의 차이 총통이 취임하고 나서 중국은 외교·군사·경제적으로 대만을 압박하고 나섰고 양안 간 긴장이 크게 고조됐다.

이런 가운데 전날 국민투표에서는 민법상 혼인 주체를 남녀로 제한(민법상 동성결혼 금지 유지)해야 한다는 항목이 70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통과됐다.

민법 외에 다른 방식으로 동성 간의 공동생활을 보장해야 한다는 항목도 통과됐다.

이 밖에도 이번 국민투표를 통해 대만의 탈원전 정책도 원점으로 돌아갔다.

아울러 이번 국민투표에서는 △매년 1% 이상 화력발전량 감소 △화력발전소 신설 및 확장 중지 △일본 후쿠시마와 주변 지역 농산물 수입 금지 유지 △초중고교서 동성 문제 등 성적 다양성 교육 폐지 등의 항목도 통과됐다.

국민투표가 통과되면 대만 정부는 3개월 안에 그 결과를 반영한 법안을 입법원(국회)에 제출해야 하고 입법원은 이를 심의해 통과시킬지를 결정하게 된다.

hbjy@shinailbo.co.kr